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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사진 센세와 오늘의 쿠

KNACKHEE 2018. 7. 18. 02:01

* 어제의 사진 센세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퇴근 시간에는 강남에서 빠져나가는 것만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입 역시 어려웠고 버스가 한 바퀴 굴러가는 데 20분이 걸렸다. 결국 세 정거장 전에 겨우 내려 지하철을 탔다. 우리에겐 네 개의 선택지가 있었는데 사진 센세가 닭!을 골랐고 신나게 먹고 보니 초복이었다. 생맥을 같이 주문했더니 자기네는 검사를 철저히 한다며 민증을 요구했다. 와. 일기감, 이라고 생각했다. 고른 메뉴는 빠네 치킨이었는데 정말! 이건 정말이지! 사진 센세의 먹을 때마다 감탄하는 얼굴이 너무 귀여워서 마치 일대일 팬미팅을 하는 계 탄 기분이 들었다. 치킨집은 엄청난 맛이었지만 소리를 지르며 말해야 할 정도로 소란했어서 30분 컷으로 끊고 서둘러 /조용한 카페/를 키워드로 찾아낸 곳에 갔다. 정말, 정말, 역 근방에서 가본 카페 중에 일등 조용했다. 우리는 그제야 귀를 진정시키고 대화다운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우리 귀요미 사진 센세는 새롭게 발견된 작그의 만행에 소개남과의 지지부진한 전개가 더해져 심란한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작그는 회사의 일이니까 할 수 있는 게 없고, 소개남한테는 자꾸 그렇게 미련이 남으면 눈 딱 감고 다시 한번 연락해 보라고 종용했지만 수줍은 사진 센세는 완고했다. 기여워!!!!!!!!!!!!!!!!!!!!!!!!!!!!!!!!!  



사진 센세에게 지극 정성의 무엇, 을 받아서 낫파인, 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중고서점의 코너를 돌아 어, 하고 마주친 오늘의 사진 센세의 귀여움은 너무 치사량이었다. 교통 상황 때문에 약속 시간에 늦어 미안해하는 내게 차가 막히지 않았다면 낫파인도 못 만났겠죠, 라고 말해주기도 했다. 와, 정말! 이 배려 뭐지! 아니 몇 번이나 사진 센세 민증 확인해봤는데 왜때문에 연도 잘못된 것 같지?




*


수업의 주제가 /우리가 사랑한 도시/라서 그리고 싶은 사진을 골라갈 때 부러 파리가 배경인 스틸컷을 골라갔는데 인물 크기 조절에 실패해 덩달에 배경 작업에도 실패했다.




* 오늘의 쿠


쿠랑도 2년 만. 비슷한 시기에 백수가 된 우리는 한낮에 만나 해를 피해 실내에서만 놀았다. 무지MUJI 체험이 제일 신났다. 특히 빈백은 정말 마약 같았다. 사실 요즘 누굴 만나든 하게 되는 이야기는 비슷하다. 뭘 해서 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는 거. 그런 시기인 거지. 그런데 지난 일기에도 썼지만, 평생 그런 시기, 일 것만 같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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