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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VARIETY GREEN

KNACKHEE 2018. 8. 2.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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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초록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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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에 와인을 곁들인 건 처음이었는데 썩 괜찮았다. 똥은 최근 한달 정도 만난 사람한테 이별 통보를 받았는데 놓칠 수 없단 생각이 들어 붙잡아 일주일의 유예 기간을 얻었다고 했다. 원래 자기는 연락을 엄청 자주 하는 편인데 이번에는 상대가 연락을 자주 했음에도 자신이 답하는 텀이 너무 길어져서 그게 원인이 됐던 것 같다며 그런데 자기가 왜 그랬는지는 정말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상대가 마음에 안 들었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첫만남부터 느낌이 와서 긍정적인 마음이었는데도. 다만 적당한 긴장이 있는 관계를 선호하는 자신과 달리 세 번째 만남부터 너무 친근하게 장난을 쳐 와서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 외엔 자신이 싫어하는 모습을 갖추고 있지 않아 그만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퇴근 시간에 맞춰 회사 앞으로 찾아가기까지 했단다. 거의 십 년을 알고 지냈는데 똥이 이렇게까지 적극적인 아이인 줄은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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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에게 주로 대학 때 친구들과 만나느냐 물었더니 아무래도 같은 분야에 있고 만나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은 교대라 더 그런데 일반대는 어떠냐고 반문하길래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직후엔 그런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고 답했다. 그 시기는 그야말로 처음 접하는 일들에 골몰하게 되는 시기라 관심사도 할 이야기도 온통 내가 발을 들인 분야였다. 그래서 대학 때 친했던 친구들을 만나도 한동안은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혼자 어색해 했던 게 사실이다. 그런데 곧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어졌다. 분야를 막론하고 우리는 비슷한 생각과 고민을 공유하고, 같은 창작물을 접하고 아무 말이나 남발할 수 있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옆에 있는 친구들에 대한 고마움과 애틋함이 더 커지기 때문에 무슨 말을 하는지 보다는 함께 밥을 먹고 차를 마시는 자체로 만족스럽다. 그야말로, NO PROB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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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2>를 볼 예정이었는데 예매를 하지 않았더니 늦은 시간대였는데도 매진이라 다음 타임의 것을, 그것도 서로 떨어진 자리에서 관람해야 했다. 전편보단 늘어짐 없이 재미있었지만 모든 대사가 너무 직설적이었다. 주지훈의 낭낭한 양아치미와 모델핏은 아주 좋았고 김향기 님의 귀여움은 정말이지! 흑흑. 작품 많이 해주세요 ㅠㅠ 그런데 왜자꾸 화해시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모든 관계들을. 김동욱이 환생하지 않고 저승의 관직을 제안받는 마무리는 아주 좋았다. 이승에서 그 고생을 했는데 환생이라니. 진짜 너무 잔인하지 않나. 염라에게 자신과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은 김동욱이 /함께?/ 하고 반문할 때 /신과, ... 함께?/라는 말도 안 되는 대사를 이어서 칠까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그러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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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저승에서의 심판을 다루면서 부모 자식 관계를 다루지 않는 영화가 나올 수 있을까? 제발 나와줬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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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표기법 타투 스티커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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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너무 빠르고 광범위하다. 요즘 새삼, 카페나 개인홈에서 사부작사부작 소규모 공동체 형성해서 덕질하던 게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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