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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HAPPY RM DAY









너의 나날들이 대체로 다정하길.
축하해,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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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이는 내 입덕요정이니까 생일 루트를 짜는 데 다른 때보다 머리를 많이 굴렸다. 처음엔 덕메와 나의 시작이었던 화양연화 콘셉트에서 착안해 그 무드에는 익숙하지만 원작 영화는 아직 본 적이 없으니 영화를 보고 발제지를 준비해 볼까도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영화의 결과 이 아이들이 의미를 차용한 '화양연화' 콘셉트의 결은 좀 다르니까, ... 탈락. 음. 그렇다면, ... 리플렉션이 첫 솔로곡이었으니까 한강에 가야지. 그렇지! 하지만 뚝섬은 너무 머니까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한강공원인 망원으로! 날씨와 우리의 컨디션을 보고 따릉이도 타야지, 생각했는데 둘다 좀 번거로웠는지 자연스럽게 뚜벅뚜벅 걷고 걷고 또 걸었다. 날이 정말 좋아서 대화 중에 추임새처럼 '와, 하늘 정말!' '와, 날씨 정말!'' '와, 햇볕 정말!' '저기 좀 봐!''를 번갈아 내뱉었다. 귀야운 덕메님이 오늘도 내가 좋아하는 컨버스 하이를 신고 와줘서 더 좋았찌. 히히. 아, 남준이가 입덕요정이었던 요인 중 하나는 '시집을 가방에 넣어 다니는 남자애'여서. 그래서 나오기 전에 심보선 시인의 시집을 챙겼다. 처음엔 『오늘은 잘 모르겠어』를 집어들었다가 몇 권 더 옆에 있던 『눈앞에 없는 사람』이 눈에 띄어 바로 마음을 바꿨다. 눈앞에 없는 사람이라니. 이렇게 신나게 시집을 챙겨와 놓고, 카페에서 덕메에게 자랑도 해 놓고, 산책하는 동안 까맣게 잊고 있다가 산책이 마무리될즈음 덕메가 이를 상기시켜줘서 급하게 시집을 꺼냈다. 뭘 읽으면 좋을지 주르륵 넘겨 보다가 와, 정말 우리와 찰떡인 시를 발견했지 뭐야!

너와의 이별은 도무지 이 별의 일이 아닌 것 같다.
멸망을 기다리고 있다.
그다음에 이별하자.
어디쯤 왔는가, 멸망이여.

- <이 별의 일>


우리는 이 별에서 이별하긴 글렀지. 땡이야 땡. 그리고 오버트라운의 동화마을 같은 숙소에서 입을 원피스를 오프에서 사는 것도 글렀다. 하. 원피스를 입어봤어야지. 두어 군데 둘러보고는 둘다 지쳐서 온라인 득템을 기약했다. 케이크는 라즈베리 초코랑 무화과 중에 고민하다 카페 사장님의 추천인 무화과를 골랐는데 카페에 있는 동안 잠깐 본 남준이 라이브에서 애들이 생일 축하를 초코 케이크로 해줬길래 잠깐 아, ... 했다가 그치만 무화과는 정말 맛있으니까! 하고 다시 만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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