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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빠졌다, 첫눈에 본문
아홉수를 앞두고 백수가 돼 떠나는 동유럽 여행_06
지하철 C 라인에서 기웃대다 분홍색 투피스를 입은 친절한 중년 여성 덕분에 B 라인을 찾아갈 수 있었다. B 라인이 C 라인보다 더 지하에 있는 건 뜻밖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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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엔 날이 흐렸는데 정오를 기점으로 빛이 들기 시작하고 하늘과 지붕의 색이 바뀌었다. 아기자기하고 오밀조밀한 건물들, 그러면서도 러프하게 펼쳐진 산악지대에는 꼭 작고 귀가 뾰족한 요정들이 살고 있을 것만 같았다. 도시가 크지 않아 굳이 지도를 보며 루트를 정하지 않아도 두어 시간이면 랜드마크를 모두 둘러볼 수 있었다. 랜드마크 곳곳에서 인생샷을 건지지 않으면 돌아가지 않으리란 굳은 의지가 엿보이는 분들을 마주했다.
G가 블로깅으로 점찍어 둔 라자냐 맛집으로 안내했고, 블타바강을 바로 옆에 두고 식사할 수 있는 테라스 자리에 앉기 위해 내부의 빈 테이블들을 눈앞에 두고 이십여 분을 기다렸다. 메뉴판을 주고 한참 후에도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아 손을 번쩍 들었더니 아까 오래 기다려야 하니 그냥 내부에 앉으라고 회유했던 웨이터 아저씨가 자신도 번쩍 손을 들어 흔들어줬다. 어쩐지 질 수 없어서 나도 열심히 손을 흔들어 인사를! 그러고도 한참 뒤에 와서는 "우리 모르는 사이인데 인사했네, 한국인이니?" 하고 물었다.
신학교 기숙사로 사용됐다던 숙소는 웅장했고 마치 '유적지 안 숙박 체험' 같은 느낌이었다. 정각에 맞춰 종이 울리기도 했다. 고풍스러운 건물 외부와 달리 내부는 엘리베이터도, 자판기도 있는 신식이었다. 침대 위에 놓인 자그마한 웰컴 잼에 따뜻한 기분이 들었다. 귀마개도 있어서 '왜지? 엄청 조용할 것 같은데?' 하고 갸웃, 했는데 힙한 동네인 건지 자정이 되자 밖이 꽤 소란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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