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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MPERATURE

돌아왔다, 일상의 자리로

KNACKHEE 2018. 12. 3. 23:19

아홉수를 앞두고 백수가 돼 떠나는 동유럽 여행_14_EPILOGUE


이른  시. 구체적인 장면은 기억나지 않지만 악몽을 꾸다 잠에서 깼다. 아무것도 변한 게 없을 일상으로 돌아갈 생각에 살짝 불안해했더니 이렇게나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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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선 달라질  없다.  시간 동안 핸드폰을 들여다보다 이대론  되겠다 싶어  손을 모았다. 나의 마음을 지킬  있는 힘과 믿음을 구했다.

눈을 뜨기가 불편하다 싶었는데 거울을 보니 왼쪽 눈에 다래끼가 나서 점막 안쪽부터 부어올랐다. 돌아가는 날이라 다행이지 싶으면서도 나는 걱정쟁이이고 아무래도 눈이라 조금 걱정이 됐다. 사실 많이.

부다페스트 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며 여행지에서의 마지막이  QT를 했다. 오늘의 본문 말씀에 붙은 제목은 '영적으로 자라가라'. 정말이지 자라고 싶다. 문을 열되 필요한 경계를 세우고 반복된 제자리걸음을 끝내야  타이밍이다.





비행기가 러시아 상공을 날고 있을  창문 가장자리에 작은  결정들이 맺혔다. 모스크바 공항에서 환승 시간을 기다리며 드디어 이번 여행 일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눈꺼풀은 계속 부어올라 눈을   없는 상태가 됐다. 괜찮겠지?









두 번의 식사를 마치자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했고, 캐리어가 곱게 입혀서 보낸 네이비 아우터를 벗고 나와서 한참을 알아보지 못하고 헤맸다. H가  토토로 네임택 아니었으면  찾을 뻔했네. 집에 도착해 평소보다 조금 빨리 자란 손톱을 깎았다.


나는  여행의 기억에 오래오래 질척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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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