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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20200301-04_낡고 지치고 나른했다

KNACKHEE 2020. 3. 4. 23:31

20200301

이번 주 말씀 / 출애굽기 14장 10절-14절 "가만히 있을지니라"

많은 크리스천들이 고난을 만났을 때 어떻게 좀 해주세요, 라고 기도한다. 위기 앞에 가만히 있는 게 인간의 본성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하나님께 마감기한을 드린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 어떠한 상황에도 절대 늦지 않으시고 항상 우리를 위해 쉬지 않고 일하고 계신다. "여호와께서 선한 사람의 걸음을 인도하시고 그의 길을 기뻐하시므로 그가 넘어져도 치명상을 입지 않을 것이니 여호와께서 손으로 그를 붙드심이라.(시편 37장 23절-24절/KLB)" 하나님께서는 미리 계획하시고 기름을 부으셨다. 우리의 가장 힘든 걸음까지도. 믿음의 경건한 본으로 빚으시고 맞들어가시기 위함이다.

출애굽 당시 하나님께선 모든 상황을 제어하실 수 있었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을 인간이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셨다. 인간이 가만히 하나님만 구하길 원하셨기 때문이다. "여러분의 하나님께서 지난 40년 동안 광야에서 어떻게 여러분을 인도하셨는지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여호와께서는 여러분이 실제로 그 명령에 순종할 것인지 아닌지 여러분의 마음을 알아보려고 많은 어려움을 통해 여러분을 시험하셨습니다.(신명기 08장 02절/KLB)" 왜 그렇게 하셨던 걸까? "그리고 여러분의 조상들도 먹어 보지 못한 만나를 이 광야에서 여러분에게 먹이셨습니다. 여호와께서 여러분을 낮추시고 시험하신 것은 결국 여러분에게 유익을 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신명기 08장 18절/KLB)" 믿음을 연습할 수 있게 하신 것이다.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만이 그런 상황에서 건져준다는 경험을 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상황에서 이렇게 기도했다. "모세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집트에서 매장지가 없어서 당신이 우리를 이 광야로 끌어내어 죽이려 합니까? 무엇 때문에 당신이 우리를 이집트에서 끌어내어 이 꼴을 당하게 합니까? 우리가 이집트에서 당신에게 이집트 사람을 섬길 수 있도록 내버려달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집트 사람을 섬기는 것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낫겠습니다."(출애굽기 14장 11절-12절/KLB)"

지금의 상황이 출애굽과 같은 이유인지는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한 것은, 하나님께서 이 역사를 주관하고 계시고 내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것까지도 그분의 뜻이라는 거다.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 또한. "그래서 모세가 백성들에게 대답하였다. "여러분은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오늘 여호와께서 여러분을 구하기 위해 행하시는 일을 보십시오. 여러분이 오늘 보는 이 이집트 사람들을 다시는 보지 못할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여러분을 위해 싸우실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가만히 계십시오."(출애굽기 14장 13절-14절/KLB)" 어떤 문제 앞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고 느껴질 때 우리는 이 말씀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이 말씀을 붙들고 두려움이란 감정을 다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싸우실 것이며 나의 두려움을 물리쳐주실 것이다.

사탄은 계속해서 우리의 열망을 이야기하게 한다. 우리는 사탄에게 맞서기엔 너무도 미약하다. 그래서 예수님을 알기 전의 삶으로 돌아가려 하기도 한다. 두려움과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가만히 기다리는 것 외의 다른 모든 행위를 시도한다. 친구와 상담을 한다든지, 술을 마신다든지 등등. 하지만 우리에겐 영적 싸움을 싸울 능력이 없다. 하나님께서 싸워 주셔야 한다. "그리고 만일 너희가 바른 길에서 벗어나 방황하면 너희는 "바른 길이 여기 있다. 이 길을 걸어라" 하고 너희 뒤에서 말씀하시는 그의 음성을 듣게 될 것이다.(이사야 30장 21절/KLB)" 하나님의 목소리는 대부분 성경을 통해서 오기 때문에 우리는 성경을 더 가까이 해야 한다.

우리는 불안이란 감정이 이끄는 모든 행동을 멈추고 주님 앞에 가만히 서서 기다려야 한다. 이것이 완전한 승리이자 구원의 비결이다. 사울은 왕이 되자마자 자신의 계획을 세우느라 분주했다. 그러자 하나님께선 이를 멈추고 하나님의 뜻을 먼저 기다리라고 말씀하신다. 물론 두려울 수 있다. 주님은 우리의 두려움이란 감정 자체를 정죄하지 않으신다. 다만 믿음의 자리를 지키고 이 전쟁이 하나님의 것임을 기억하시길 바라는 것이다. 세상의 모든 싸움은 내 싸움이 아니라 하나님의 싸움이다. 모든 고군분투를 멈추고 우리가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음을 기억하며 주님 앞에 가만히 서 있자. "그가 "너희는 잠잠하라! 내가 하나님인 것을 알아라! 내가 세상 모든 나라 가운데서 높임을 받으리라" 하시는구나.(시편 46장 10절/KLB)"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너희와 함께 한다. 놀라지 말아라. 나는 너희 하나님이다. 내가 너희를 강하게 하고 도와주며 나의 의로운 손으로 붙들어 주겠다.(이사야 41장 10절/KLB)"

> 어떤 상황 앞에서 기도를 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행동을 하는 것의 비율을 놓고 오랜 시간 고민해왔다. 사실 기도에 치중하는 건 좀 무책임하다는 생각이었는데, 오늘 설교를 통해 내가 해야 할 일은 기도와 말씀으로 그분의 뜻과 방향을 깨달아 그 길로 나아가는 것이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정리되었다. 선택지 자체가 잘못된 고민을 오래 하고 있었다.

 

 

20200302

 

 

최종교 대지를 전달드리려 퇴근길에 디자인 실장님 작업실에 갔다가 런던 여행기를 들었다. 열흘을 있었던 데다 나이를 먹고 갔더니 반짝이는 것들보다도 그들의 일상과 양극화가 심한 모습이 보였고, 너무 비싼 물가와 가는 곳마다 관광객이 너무 많아서 진이 빠졌다는 얘길 하셨다. 그러면서 갈 계획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감탄할 여력이 남아 있는 나이에, 며칠 씩 머무는 코스로 다녀오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덧붙이셨다. 이런 유용하고 생생한 여행기라니. 아, 호크니 아저씨 에코백도 선물로 주셨다. 런던에서도 서점이며 미술관이며 죄다 에코백만 팔더라며! 그런데 에코백 색 정말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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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다들 봄 얘기만 한다. 겨울 서운하게. 필라테스 휴관이 끝나서 거의 열흘 만에 운동을 다녀왔는데 겨우 그거 쉬었다고 동작 가동 범위가 눈에 띄게 좁아졌다. 도대체 그럼 운동을 하기 전에는 어떤 상태로 살고 있었던 건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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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는 사람을 의지하지 말아라. 그의 숨이 코네 달려 있으니, 수에 셈할 가치가 어디에 있느냐?" _ 이사야 2장 22절(RNKSV)/

 

 

20200303

만남에서 에너지를 충전하기보다는 소모하는 편인데 일년에 한두 번 정도 에너지가 충전되는 만남을 하게 되는 날이 있다. 오늘은 뜨거운 생활 친구들과 지난 제주 여행에서 찍은 필름 카메라 결과물을 개봉하는 날이었는데, 한참을 웃고 집에 돌아오니 무언가 충만한 기분이었다. 작년 봄, H씨와의 만남 이후로 오랜만의 일. 오늘 얘기를 하다가 '언제 밥 한번 먹자'에 대한 얘기가 나왔는데, T가 만난 별로 친하지 않은 한 선배는 오랜만의 만남에서 헤어지며 '앞으로도 지금처럼 좋아요로 만나자'고 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정직하고 깔끔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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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사에서 일 년이 되도록 페이지 넘버링을 틀리던 신입은 출판사에서 일 년 가까이 되도록 페이지 넘버링을 틀리는 중고신입이 됐다. 달라진 게 있다면 그때는 마음이 쪼그라들어 잔뜩 위축된 채로 두어 달을 보냈다면 이제는 십 분이면 털고 해결을 하러 자리로 돌아간 뒤 번복하지 않겠다는 말을 씩씩하게 할 수 있게 됐다는 거다. 그런 기본적인 실수는 하지 않는 게 베스트겠지만 그래도 그에 대처할 수 있는 마음이 자라고 있는 것 같아서 나는 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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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내가 말한 것을, 너는 이상히 여기지 말아라. 바람은 불고 싶은 대로 분다. 너는 그 소리는 듣지만,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 성령으로 태어난 사람은 다 이와 같다." _ 요한복음 03장 07절-08절(RNKSV)/

> 성령으로 거듭나고 구원을 받은 이의 길은 오직 하나님만이 아시기에 우리는 알 수 없다. 물론 모든 이들이 알 수 없지만 주님께 주권을 드리기로 한 이상 내가 계획한 미래가 힘을 잃기에 더더욱 그렇지 않을까. 그럼에도 괜찮은 것은, 주권자이신 주님께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범위 이상의 미래를, 내게 꼭 필요한 것으로 주실 것임을 믿기 때문이다.

 

 

20200304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후부턴 급격히 낡고 지쳐갔다. 타인의 시선은 여전히 어렵고 오늘도 자칫하면 마음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이 여럿 있었다. 퇴근 후에 조금 갈등했지만 그래도 운동을 빼먹지 않고 다녀왔다. 정말이지 오랜만에 동작의 횟수를 빼먹지 않았고(물론 자세는 완벽하지 않았지만), 선생님이 써야 한다고 말한 근육의 움직임을 감각하려 애썼다. 운동이 끝나자 아주 나른한 기분이 들었고 이대로 씻고 잠들어 열 시에 느지막이 일어나 핫초콜릿을 마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바스락거리는 침구에 커튼을 젖히면 창문 가득 햇살이 쏟아지는 곳이면 더 좋겠고. 그런 생각을 하며 락커에서 롱패딩을 꺼내 지퍼를 턱끝까지 채우고 주머니에서 마스크를 꺼내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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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이 물을 마시는 사람은 다시 목마를 것이다. 그러나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사람은,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할 것이다. 내가 주는 물은, 그 사람 속에서, 영생에 이르게 하는 샘물이 될 것이다." _ 요한복음 04장 13절-14절(RNKSV)/

> 특히 미래에 대한 목마름에서 해방되는 믿음을 갖고 싶다.

 

/"너희는 넉 달이 지나야 추수 때가 된다고 하지 않느냐?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눈을 들어서 밭을 보아라. 이미 곡식이 익어서, 거둘 때가 되었다. 추수하는 사람은 품삯을 받으며, 영생에 이르는 열매를 거두어들인다. 그리하면 씨를 뿌리는 사람과 추수하는 사람이 함께 기뻐할 것이다. 그러므로 '한 사람은 심고, 한 사람은 거둔다'는 말이 옳다. 나는 너희를 보내서, 너희가 수고하지 않은 것을 거두게 하였다. 수고는 남들이 하였는데, 너희는 그들의 수고의 결실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_ 요한복음 04장 35절-38절(RNKSV)/

> 모든 조건이 갖춰져 추수의 때,라고 특정지을 시기는 없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따라 언제나 추수의 때가 온다. 그리고 이미 다른 믿는 사람들이나 주님이 만져주신 마음들이 있기에 내가 뿌렸다고 생각하지 않는 열매일지라도 명하신 곳으로 가면 추수의 때와 마주하게 되기도 할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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