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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르게 속단해도 될 것 같다 본문














약간 섣부르게 속단해도 될 것 같다. 올해 본 전시 중에 제일 좋았다고. 사실 퇴근하고 나니 너무 피곤해서 예약해둔 걸 날릴까 고민을 하기도 했다. 이것 봐, 돈을 안 걸어 놓으면 이렇다니까. 그래도 이왕 예약까지 한 건데, 싶어서 마음을 고쳐먹었고 덕분에 정말 멋진 그림들을 만났다. 박래현 작가님 작품의 초기 청아하고 맑은 색들은 중남미에서 동판화를 배워온 후에는 미디어에서 접한 그곳의 강렬한 색을로 바뀌어 있었다. 전시실 네 곳의 작품들이 확연히 다른 것이 인상적이었다. 한 작가의 작풍이 이렇게까지 다이나믹하게 바뀔 수 있다니. 여름을 그린 작품에서 사용한 색이 보편적으로 그 계절과 연관짓게 되는 초록이 아니라 톤이 다운 된 파란색 계열들인 게 좋았다. 여름 새벽, 어슴푸레하게 습기 찬 대기같이 느껴져서. 또 그의 추상화는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붓을 움직인 게 아니라 구체적인 스케치 후에 진행된 것이라는 설명을 보면서는 치밀한 마음의 지도였네,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즐거웠던 건 작가의 정물화였다. 대개 서양화로만 접했던 정물화에는 와인잔, 사과 등이 등장했는데 작가의 정물화에는 (아마도) 구운 물고기가 등장했다. 속으로 이거시 K-정물인 거시다! 하며 작품 앞에 한참 서서 귀여워 했다. 이러니 도록을 사지 않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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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 빛이 아니요 이 빛에 대하여 증언하러 온 자라. _ 요한복음 01장 08절(개역개정)/
> 마태복음 1장과 요한복음 1장을 이어서 읽었다. 전자의 예수님의 족보와 후자의 꾸려진 제자들 무리가 마치 이어지는 타임라인처럼 느껴졌다. 그러니까 예수님을 따르기로 한 사람은 모두 그의 가족 구성원이 되는, 뭐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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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언니 덕분에 알게 된 릭 워렌 목사님의 뉴스레터를 며칠 전부터 받아보고 있다. 오늘의 레터에는 이런 말이 있었다.
"Life is all about learning how to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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