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이- 원래 먼저 사진 찍어달란 말 잘 안 하는데 가방 너모 자랑하고 싶어서 은갱에게 나 좀 찍어주겠니? 했지 뭐야아아- 가방에서 빼기 못 하는 사람이라 걱정했는데 아니이- 가방에 원래 있던 게 노트 빼고 다 들어가더라고오오오 ㅠㅠㅠ 너모 감동 ㅠㅠㅠ 그 막 헐마니이가 늘이기 마법 쓴 손가방 같이 계속 계속 들어가서 어? 어어? 이러면서 옮겨 담았지 뭐야아아아 ㅠㅠㅠ 넘나 채고인 것 ㅠㅠㅠ 늉기야, 너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피곤하면 누나 가방에서 좀 쉬다 갈래? ㅠㅠ 흑흑 ㅠㅠ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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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서 원래 들던 에코백을 들어야지, 했는데 잠금 장치가 없는 게 좀 걸렸다. 크로스라 앞으로 메고 다닐 수도 있고 여밈도 있어 위 백(WE BAG)이 딱일 것 같은데 크기가 아무래도 불안한 거다. 블라블라 사이즈의 미러리스에 작은 화장품 파우치에 카드지갑에 핸드폰까지 모두 넣을 수 있는 크기일까요? ㅠㅠㅠ 하고 문의도 남겼는데 가능하다는 답변을 달아주셨다. 사실 그걸 보면서도 약간 불안해 하며 주문을 했는데, 맙소사. 정말 최고다, 이 가방. 겨울에 코트 입고 들고 다니게 검은색도 사고 싶은 심정. 책이랑 노트를 들고 다니기가 애매한 게 조금 아쉬운데 노트는 크기를 줄여보면 될 것 같고 책은, ... 음, ... 아, 이 참에 북클러치를 사면 되겠다! 낄낄. 나는야 소비귀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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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갱을 만나고 돌아오는 광역 버스 안. 버스가 잠깐 휘청 했고 그럴 때마다 늘 그랬던 것처럼 최악을 상상했다. 이번에 제일 먼저 떠오른 건 다음달 유럽 여행을 같이 갈 덕메. 같이 갈 다른 누군가를 구해야 할 테고, 설령 혼자 간다고 해도 숙소 예약을 대부분 내 카드로 해서 다른 카드로 결제하려면 매번 번거롭게 상황 설명을 해야 할 텐데. 이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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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나날들이 대체로 다정하길.
축하해,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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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준이는 내 입덕요정이니까 생일 루트를 짜는 데 다른 때보다 머리를 많이 굴렸다. 처음엔 덕메와 나의 시작이었던 화양연화 콘셉트에서 착안해 그 무드에는 익숙하지만 원작 영화는 아직 본 적이 없으니 영화를 보고 발제지를 준비해 볼까도 생각했다. 그런데 사실 영화의 결과 이 아이들이 의미를 차용한 '화양연화' 콘셉트의 결은 좀 다르니까, ... 탈락. 음. 그렇다면, ... 리플렉션이 첫 솔로곡이었으니까 한강에 가야지. 그렇지! 하지만 뚝섬은 너무 머니까 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한강공원인 망원으로! 날씨와 우리의 컨디션을 보고 따릉이도 타야지, 생각했는데 둘다 좀 번거로웠는지 자연스럽게 뚜벅뚜벅 걷고 걷고 또 걸었다. 날이 정말 좋아서 대화 중에 추임새처럼 '와, 하늘 정말!' '와, 날씨 정말!'' '와, 햇볕 정말!' '저기 좀 봐!''를 번갈아 내뱉었다. 귀야운 덕메님이 오늘도 내가 좋아하는 컨버스 하이를 신고 와줘서 더 좋았찌. 히히. 아, 남준이가 입덕요정이었던 요인 중 하나는 '시집을 가방에 넣어 다니는 남자애'여서. 그래서 나오기 전에 심보선 시인의 시집을 챙겼다. 처음엔 『오늘은 잘 모르겠어』를 집어들었다가 몇 권 더 옆에 있던 『눈앞에 없는 사람』이 눈에 띄어 바로 마음을 바꿨다. 눈앞에 없는 사람이라니. 이렇게 신나게 시집을 챙겨와 놓고, 카페에서 덕메에게 자랑도 해 놓고, 산책하는 동안 까맣게 잊고 있다가 산책이 마무리될즈음 덕메가 이를 상기시켜줘서 급하게 시집을 꺼냈다. 뭘 읽으면 좋을지 주르륵 넘겨 보다가 와, 정말 우리와 찰떡인 시를 발견했지 뭐야!

너와의 이별은 도무지 이 별의 일이 아닌 것 같다.
멸망을 기다리고 있다.
그다음에 이별하자.
어디쯤 왔는가, 멸망이여.

- <이 별의 일>


우리는 이 별에서 이별하긴 글렀지. 땡이야 땡. 그리고 오베르트라운의 동화마을 같은 숙소에서 입을 원피스를 오프에서 사는 것도 글렀다. 하. 원피스를 입어봤어야지. 두어 군데 둘러보고는 둘다 지쳐서 온라인 득템을 기약했다. 케이크는 라즈베리 초코랑 무화과 중에 고민하다 카페 사장님의 추천인 무화과를 골랐는데 카페에 있는 동안 잠깐 본 남준이 라이브에서 애들이 생일 축하를 초코 케이크로 해줬길래 잠깐 아, ... 했다가 그치만 무화과는 정말 맛있으니까! 하고 다시 만족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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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여덟 번째 뜨거운 생활. 탱이 무려, 발제지를 기획/작성/디자인, 해 소책자를 만들어 왔고 다음 발제자인 나는 동공이 흔들렸다. 탱 최고.

_


우리는 권태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가 느꼈던 권태는 주로 몰두할 것이 없어졌을 때 혹은 반복되는 행위에 대한 지겨움이었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느꼈던, 더는 높이 올라설 곳도 자신에게 새로움을 주는 사람도 없어 느끼는 권태와는 다른 형태의 권태.


가장 처음 권태롭다, 는 생각이 든 건 대학교 4학년 때였던 것 같다. 어디를 향해 가야 할지 몰랐고 졸업식 날은 폐기처분 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이불을 덮고 누워서도 다음날이 기대되지 않았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두려움의 날이 오는 게 지겨웠다. 이 권태는 취업과 함께 사라졌다. 그 다음 권태가 찾아온 건 작년. 얼굴에 크림을 바르는 행위조차 지겨웠다. 크림을 바르다 행동을 멈췄다. 한숨을 쉬었고 도대체 왜, 뭐 하자고 매일 이렇게 크림을 바르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상황이 나아질 거란 희망이 없었다. 그 미친 여자도, 가계도. 그래서 지겨웠다. 나는 이 미친 여자 밑에서 몸과 정신을 갉아먹고 있는데 가계는 밑 빠진 독이었다. 마음이 건강할 때는 어떻게든 되겠지, 가 됐는데 마음이 병드니 어떻게 해도, 도무지, 안 될 것 같아, 가 됐다. 이 권태를 끊기 위해 회사를 그만뒀고 나는 나를 돌봤다.




*

어제의 마지막 글쓰기 수업은 수강생들의 과제를 첨삭해 주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강사님께서 첨삭한 과제 스캔본을 프로젝터로 띄워 주셨는데 아니, 내 과제는 첨삭할 게 없었다고 하셨다. 나는 입술을 말아 넣으며 삐져나오려는 웃음을 참았다. 칭찬받았으니까. 계속해볼 수 있을 것 같다.

_


강사님한테 정말 감동이었던 건, 삼십여 명의 과제를 모두 첨삭해 주시고 짧은 코멘트까지 메일로 주셨다는 거다. 엄청 바쁘신데! 정말 감동. 진짜 감동. 아니 정말로! 감동 ㅠㅠ 덧붙여 받은 코멘트 자랑을 하자면, 흠흠.


/글 구성도 좋고, 문장도 깔끔하고, 마무리도 좋아서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어요. 제목도 잘 달아주셨고요. 흠잡을 데가 없어서, 앞으로 꼭 꾸준히 글을 써보시기를 기원합니다. 전반적으로 줄거리를 적어가는 구성인데도, 영화의 복잡미묘한 감정선이 잘 드러나게 쓰셨네요./


너무 신나서 동네방네 자랑했다.




*


정말이지 정직한 편애의 누적 플레이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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