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OG 젊은, 작가

2018.05.26 18:12


뜨거운 생활 15 _ 발화되지 못한 말의 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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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매해 의무적으로 사게 된다. 작년엔 사놓고 제대로 안 읽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탱이 모임의 소재로 선정해준 덕분에. 무엇보다 올해의 책은 정말 동시대의, 지금 우리의 이야기라는 느낌을 줬고 우리는 드디어 우리가 문화를 가장 활발히 향유하는 세대의 범주에 유입됐음을 인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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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 작가의 <그들의 이해관계>를 가장 오래 곱씹었다. 최근에 계속 수치스러운 감정을 공공의 장소에 자신이 가진 표현의 수단으로 내보이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가 '수치'라고 생각했던 감정들은 결국 '이기적인 나'의 발견과 맞닿아 있음을 발견했다. 이 작품은 견고했던 자기방어의 문에 미묘한 균열을 내고 그 틈새를 파고드는 느낌이다. 아주 불편하고 어지럽게. 뒤이어 있는 김영 평론가의 해설이 작품만큼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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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거지같았지만 일부 좋은 삶이었다.(관 뚜껑 닫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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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들은 이제 명백히 하나의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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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하나 빠짐없이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부분은 이 아이들이 일관되게 전달하는 메시지다. /너에 대해 고민해. 네가 너를 좀 사랑해 줘. 그리고 내게 너를 보여줘/ 나를 봐 달라고, 나만 사랑해달라고 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너 자신을 들여다보라고 한다. 본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다시 말한다. /너 자신과 싸울 만큼 싸웠어? 네 안의 무언가를 발견했어? 알아, 두려운 거. 나도 그랬으니까. 그런데 해 보자. 너 많이 다칠 거 아는데, 엉망진창이 될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해 보자. 네가 그랬던 것처럼 나도 네 옆에 있을게. 우리 같이 행복하자/ 자신을 포용하고 일어선 이에겐 타인에 대한 상상력이 생긴다. 그 상상력은 서로를 서로의 희망으로 만든다. 이 아이들은 알까. 나를 표현하기로 마음먹었을 때 누군가 나를 봐 주겠다고 하는 게 얼마나 큰 일인지. 그게 얼마나 큰 위로와 용기의 말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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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아이들을 모른다. 그렇지만 이 아이들이 자신들의 노래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안다. 그럼 그걸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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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날씨

2018.05.19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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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아 치과에 걸어 갔다 걸어 왔다. 어제 괜히 잔뜩 구겨졌던 마음이 고작 날씨에 펴버렸다. 쉬운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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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언니가 아이디를 공유해준 덕분에 넷플릭스에 입문했다. 언니의 추천인 <앤>에 도전했으나 앤의 수다를 감당하기엔 내공이 부족해서 일단 킵해두고 <그레이스>와 <빌어먹을 세상따위>를 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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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갖고 싶어, 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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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두고 여유가 생기면 피아노 레슨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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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이곳에서 이 사람들마저 없었으면 이곳의 나는 진작에 없었겠구나, 싶은 사람들. 그런 사람들과 장소를 세 번이나 옮겨가며 웃고 떠들었다. 좋은 마음들과 함께했던 날은 집에 가는 길이 유난히 멀다. 그 거리는 시간에 비례해 익숙해지지 않고 매일 새롭게 막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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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에서 내렸는데 건물 현관 앞에 검은 덩어리가 있어서 화들짝 놀랐더니 저 아이도 화들짝 놀라 옆 화단으로 뛰어내렸다. 고양이- 하고 부르니 도망가지 않고 한참 눈맞춰 주었다. 고마워.




*


영원을 말할게.

_


이제 어느 곡이 가장 좋고 어떤 게 가장 취향이 아니고, 이런 말을 하는 것조차 무의미해졌다. 좋지 않은 곡이 없고 다만 곡에 담긴 의미에 따라 어떤 곡에서는 코끝이 찡해질 뿐이다. 앞선 일기에서도 몇 번 썼던 것 같은데, 영원이란 말을 믿지 않지만. 영원을 믿어보고 싶어진다, 이 아이들의 덕질을 하면 할수록. 그러니까, 말해볼게. 해볼게. 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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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180317_곳곳에 비

2018.05.17 2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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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비가 그친 사이의 공원은 덥고 습했다. 비에 젖은 흙과 풀의 내음이 아주 진했다.



비가 오는 걸 보고 있으면 황정은 작가님의 소설집 <<파씨의 입문>> 중 <낙하하다>의 한 부분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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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빗방울이란 허공을 떨어져내리고 있을 뿐이니 사람들이 빗소리라고 말하는 것은 사실 빗소리라기보다는 빗방울에 얻어맞은 물질의 소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무런 물질에도 닿지 못하는 빗방울이란 하염없이 떨어져내릴 뿐이라는 이야기였다."




*

오늘은 회사에서 정말 할 일이 없었고 덕분에 아주 우울했다. 회사에서 노는 멍청이들은 어떻게 그게 가능할까에 대해 생각하고 상상력을 발휘해봤지만 전혀 답을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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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일정 계획에 대해 얘기하며 실업 급여 문제도 슬쩍 던졌다. 이것까지 말하진 않았지만, 솔직히 그런 식으로 대우하고 더는 정해진 일이 없는 상황은, 알아서 나가라는 거 아닌가? 그래 그렇담 내가 나가줄게, 라고 했으면 실업 급여 탈 수 있게 해줘야지. 후.


일단, 던졌으니 그 뒤는 모르겠고. 부탁한다, 미래의 나! 낄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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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쓰는 삶

2018.05.15 19:54

*


파일 정리를 했다. 각 회사에 소속됐던 기간들이 짧은 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어쨌거나 쓰는 삶을 살아 왔다. 치열하진 못했지만 꾸준히 했다. 나는 나한테 후하면서도 인색한 모순적인 얼굴을 갖고 있는데, 오늘만큼은 나한테 이렇게 말해줘야지.


잘했다. 성실했네.




*


전달받은 기도 제목들 사이에서 /결식 대학생/이란 표현을 접했다. 전공책과 밥값 사이에서, 교통비와 밥값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대학생에는 익숙하지만 그것이 /결식/이란 단어로 표현되니 전달되는 무게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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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어쩌면 중학생 때) 옆반에 눈두덩이 살이 도톰한 아이가 있었다. 하루는 그 아이가 우리 반에 와서 자신의 친구 앞에 앉아 눈을 감았다. 쌍꺼풀 테이프를 붙이기 위함이었는데 테이프는 제대로 안착하지 못하고 눈꺼풀에서 튕겨져 나왔다. 단순히 붙이는 과정에서의 실수였을 수도 있는데 그 아이는 친구의 웃음과 함께 눈두덩이 살이 많이 쌍꺼풀 테이프가 튕겨져 나왔,다는 스토리텔링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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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두 상황을 쓰고 덧붙이고 싶은 정리의 말이 있었는데, 얼마 전 들은 글쓰기 수업에서 그 맥락을 그리는 건 독자의 몫이라던 선생님의 말이 떠올라 저렇게까지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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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DRESS MAKER

2018.05.12 23:47


레드카펫을 깔고 쓰레기들을 다 태워버렸다! 이 언니 너무 멋있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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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리가 쓰레기들에게 테디의 죽음에 대해 말할 때 단순히 그건 사고였어, 가 아니라 /당신들의 증오보다 자기 사랑이 더 크다는 걸 증명하려다/ 그랬다고 하는 게 좋았다. 물론 쓰레기들은 그 말을 1도 이해하지 못하고 여전히 멍청한 얼굴로 서 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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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지난하다

2018.05.08 23:56



가족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만났다면 우린 서로를 덜 지난해 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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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밤중에 서로에게 생채기를 내다가 답답해져서 밤 산책을 다녀왔다.

_

요즘 계속해서 /예전과 달라진 나/에 대해 생각하다가 문득. 달라진 게 아니라 이게 원래의 나라면? 에 생각이 미쳤다. 그러니까 종교적 꺼풀과 여러 가지를 섭취하며 되고 싶은 나로 설정해 놓은 꺼풀들을 유지할 힘이 없어 드러난 본래의 나, 인거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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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을 보았다. 목소리로 공간을 그려낸다. 이게 소설이 아니라면 도대체 무엇이 소설이란 말인가. 그리고 이런 아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_

노래를 들으며 /공간감/을 느꼈던 건 넬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악기나 미디 등의 사용으로 공간감을 구현해 낸다면 태형이는 '목소리'만으로 공간감을 구현한다. LET GO를 들으며 보컬들마다의 느낌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석진이는 목에서 나오는 소리, 정국이는 배에서 나오는 소리, 지민이는 두성, 태형이는 심장에서 나오는 소리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번에 느낀 공간감도 그 느낌의 연장선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노래 듣자마자 너무 스티그마라 조금 웃겼다. 태태의 취향은 한결같고 하고 싶은 걸 잘, 해내는구나.

_


이 아이들을 알아버려서 너무 좋은데 너무 고통스럽다. 엉엉. 생각보다 마음이 커진 탓이기도 하고 이 아이들이 기대 이상의 슈스가 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아이들은 변하지 않는다고 해도 주변은 변했겠지. 그 부분에서 나오는 잡음도 많고. 하. 소소하게 덕질 하고 싶은데,... 내 인생 취향과 맞지 않는 덕질을 하느라. 힘들다.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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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원더스트럭

2018.05.07 16:50

*


근사한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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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늑대를 왜 그렇게 무섭게 연출했는지 모르겠다. 시작부터 늑대여서 영화 정보를 1도 찾아보지 않고 간 나는 이 영화의 장르가 스릴러인가? 하고 심장이 두근거렸지. 영화를 보면서 얼마 전에 뜨거운 생활 소재였던 <스카이 크롤러>를 떠올렸다. 발제자였던 밍디는 그 영화를 두고 '1시간 30 vs 30분'이라고 설명했다. 1시간 30분 동안 불친절하게 스토리를 끌고 나가다가 후반부 30분 동안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대화나 독백의 형식으로 영화 전체의 설정, 스토리를 설명해준다는 의미로. <원더 스트럭>도 그런 형식이라고 느껴졌다.




*


뻐어-스.




*




센트럴 파크는 언제나 아름답지. 쉬는 날이라 사람이 지나치게 많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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