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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DAILY LOG (1175)
Write Bossanova,
#1 느지막이 일어나 을 보며 아점을 먹었다. 점심 시간에 걸리기 전 병원에 가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어제부터 보기 시작한 을 틀어놓고 나갈 채비를 했다. 처음으로. 남들 쉴 때 나도 쉰다. #2 워크숍 때문에 래쉬가드를 구매했다. 여름 끝물이라 할인률이 높았지만 원하는 사이즈 역시 많이 빠져 있어 지출이 컸다. #3 을 봤다. 기대만큼 사랑스러웠고 뜻밖에 애잔했다. 그렇지만 분명한 건, 모드의 삶이 충만했을 거란 거다. 모드의 창문은, 그녀의 마음은 세상의 모든 것을 포용하고 있었다. 쿠키 영상 속 모드는 정말이지. 견딜 수 없는 사랑스러움이었다. 영화에 곁들인 스패니쉬 라테는 적당히 달고 아주 고소했다. #4 초등학교 이후 처음으로 샌들을 샀다. 매장에서 신어보느라 잠깐 양말을 벗었을 뿐인데도 너무 ..
선택의 여지 없이 금-토 제주도에 가느라 아기다리고고기다리던 드로잉 클래스 첫 수업을 빠졌다. 윗선의 일이라 생각보다 최악의 자리는 아니었다. 우아함에 사족을 못 쓰는 나는 원래도 다른 팀의 Y과장님을 마음에 품고 있었는데 이번 제주도에서 과장님이 참을 수 없이 좋아져 1박 2일 동안 하루에 한 번씩 /과장님, 좋아요/ 하고 고백했다. _ 지나가겠지.
# 어김없이 야근을 하느라 저녁을 먹고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에 카페에 들렀는데 당황스럽게 테이크아웃 잔이 아닌 머그에 커피를 내주셨다. 어쩌지 어쩌지 하다 까짓 거! 하고 P씨와 잠깐 테이블에 턱을 괬다. 뜻밖의 여유를 선물받았다. # 신이 나서 포켓볼을 샀는데 생전 처음 보는 포켓몬이 나와 한숨이 나왔다. _ 요즘은 자고 일어나면 죽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 생각을 반복하다 보니 /일어나면/과 /죽어 있었으면/이 한 문장에 있는 게 말이 안 돼서 이 센세에게 교정을 요청했다. 이 센세는 눈을 뜨면 천국이었으면 좋겠다,로 고쳐줬다. 멋지네. _ 4년 전 부암동에서였다. 잡지 만드는 일로 벌어먹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움튼 게. 졸업하고 조각난 경력들이지만 그래도 꽤나 착실하..
# 놀랍게도. 8시 전에 퇴근을 했다. 입사 이래 손에 꼽을 정도의 날이라 어떻게 해야 하나 잠시 망설이다 더 망설이다간 영화관에서 박열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자꾸만 늘어지려는 몸을 추켜세워 영화관에 갔다. 상영 시간까지 50분이 떠 길 위에서 받은 지 며칠 안 된 월급을 사용했다. 이런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지 못했다면 작은 핸드폰 화면으로 보면서 두고 두고 후회했을 테다. # 2시간여에 걸친 연서를 봤다. 자신의 삶에, 자신의 신념에, 그리고 자신과 맞닿은 마음에 보내는. 서로에 대한 존중으로 가득한 화면들에 절로 마음이 충만해졌다. _ 관복을 입고 들어오는 순간의 스크린이 코끝을 간질였다. 투명한 /용기/ 사이로 스스로도 발견하지 못하도록 아주 작게 접어 옷고름 속에 감춰두었을 두려움이 보였다. _..
# 원래는 한강 라이딩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자꾸 미뤄진 일정 탓에 자전거를 타려면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날씨가 돼 버렸고 우리는 우리의 목숨을 소중히 하기로 했다. 지하철 역 출구 앞에서 보람이를 기다리다. 꽃을 샀다. 꽃을 선물하는 건 이기적인 일의 일종이라고 생각한다. 집에 가기까지 꽃을 내내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번거로운 일이다. 그렇지만 꽃을 선물할 때의 기쁨이 너무나도 커서 나는 종종 그런 이기를 저지른다. _ 오는 내내 신서유기를 봤더니 베트남 음식이 먹고 싶었다. 보람이도 최근 신서유기 때문에 반미와 분짜가 먹고 싶었다고 했다. 마침 역 앞에 새로 생긴 베트남 음식점이 있었다. 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에어컨 바람이 쥐꼬리만큼 나오는 바람에 잠깐 고민했지만 어쩐지..
# 명암 # 나는 틈만 나면 집에 간다. 늘 나의 공간이 그리운 까닭이다. _ 피곤하지 않은데 자꾸 눈을 제대로 못 뜨니까 피곤한 것처럼 보여서 빨리 집에 가라고들 하는 거잖아, 하는 말에 오만 정이 다 떨어졌다. 피곤해서 눈에 뭐가 난 건데 눈이 불편해 눈을 자꾸 깜빡이는 게 거슬린다며 저따위 말을 했다. _ 심지어 오늘은 디자인에 맞춘 텍스트 기획안을 써야 한다는 신박한 개소리를 듣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다. _ 피곤하다.
뜨거운 생활을 유지하며 한 번쯤은 너희가 인천으로 와, 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흔쾌히 그래! 했다. 단. 너무 머니 여행을 가는 기분으로 자고 가야겠다고 해서 한편으론 당황스러웠다. 나는 그 거리를 매번 다니는걸. 어쨌든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옆 동네 에어비엔비를 알아봤다. 에어비엔비 가입 인증 절차가 무척 귀찮게 느껴서 중도 포기할 뻔 했으나 인내해 적절한 공간을 찾았다. 만남 당일. 탱은 어김없이 늦을 것 같단 연락을 해왔다. 민지와 먼저 만나 먹을 걸 잔뜩 사들고 숙소를 찾았다. 탱이 오는 데 두 시간은 족히 걸릴 거라 생각해 정말이지 즐겁게 /꼬마 니꼴라의 여름방학/을 시청했다. 영화의 색감과 귀여움에 빠져 있다 문득 탱이 생각나 핸드폰을 확인하니 여러 통의 부재중과 탱의 걱정스런 카톡이 쌓..
마약으로 삶을 망가뜨리면서 마약의 힘을 빌린 음악으로 무너진 삶을 일으켜 세우려 했다던 에단 호크의 코멘터리가 못내 좋았다. 더 살아보고 오라던 마일스의 말대로 더 살아본 그의 삶엔 위의 두 가지가 더 극명해졌을 뿐이었다.
축하를 해. 축하를 하자. 축하해. 사느라 고생했어. 더 고생해.
* 피맥을 하고 싶었으나 잔뜩 기대하고 간 곳의 문이 망한 것처럼 닫혀 있어서 버거를 먹었다. 곁들인 진저 에일은 진하고 씁쓸했다. 활자를 좋아하는 노랭이를 보고 있자면 좀 신기하고 고맙기도 하다. *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다 옷걸이에 걸려 있는 대쪽 같은 취향에 웃음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