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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떡볶이 사줌

KNACKHEE 2016. 10. 21. 22:29

 

인터뷰 시간에 조금 넉넉하게 도착해서 근처 띵크 커피에 안착했다. 띵크 커피 특유의 통유리 인테리어는 역시 좋았다. 아침 볕이 드는 카페에 앉아 샌드위치를 먹고 커피를 마시다니. 수락산역은 처음 가보는 곳이었는데 은근 있을 건 다 있으면서도 한적한 느낌이라 좋았다. 인터뷰가 끝난 후엔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인터뷰거리가 아니라고 생각한 걸 반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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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자꾸 날 떠봤다. 몇 시에 퇴근을 하느냐는 둥, 퇴근 후엔 뭘 하느냐는 둥. 짐짓 모른 체하고 묻는 말에만 답했더니 곧 자신을 만나라는 직격타가 날아왔다. 나는 떡볶이를 사 줄 거냐고 물었고 센세는 그러마, 했다. 퇴근 시간의 2호선에 살짝 몸을 구겨 넣었다가 이러단 죽겠구나 싶어서 다시 내려 다음 차를 탔다. 낑겨 가는 건 여전했지만. 센세는 전에 없이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나왔다. 요즘엔 그런 게 좋다면서. 우리는 늘 언제 만나지, 언제 만나지, 하는데 생각보다 자주 그리고 갑자기 만난다.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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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남자 아이돌이 정규 앨범 15곡을 사랑 노래가 아닌 노래로 채웠다는 게 새삼 뭉클했다. 누나가 너네 많이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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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된 시인들 시집 다 갖다 버릴 거다. 그런 인간들의 토사물을 읽느라 시간을 쓴 과거의 내가 속상하다. 감옥에나 가라. 그들이 모든 언어가 휘발된 상태로 평생을 살았으면 좋겠다. 작가와 작품은 별개로 평가해야 한다는 건 정말이지 어불성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