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OG
나는 왜 나를 증명하려 하는가
KNACKHEE
2021. 3. 10. 23:29
나는 나만 놓고 봤을 때는 내가 괜찮다고, 잘한다고 생각하면서 자꾸 다른 사람에게 나를 증명해보여야 한다는 강박에 갇혀 스스로를 옭아맨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지.
오늘은 하루 반 전에 진행하자고 얘기가 나온 프로젝트가 기대만큼 진행이 되지 않았다고 답답해하며 한숨쉬며 나가버리는 사람을 마주했다. 기대만큼 진행이 안 돼 있어서 실망하고 좌절할 수 있지.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은 그 대상들을 앞에 놓고 표정을 굳힌 채로 한숨 쉬는 게 아니라 그럼 우리 빨리 일정 정리하고 진행해서 마감을 맞춰보자고 하는 게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인데 왜 서로의 감정을 건드려야 하는 거지. 마치 나라는 사람에 대해 좌절을 한 것만 같이 느껴져서 그게 또 숨이 막혔다.
야근을 하면서는 엄마한테 전화해서 도대체 내가 왜 자꾸 타인의 눈치를 보게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엄마는 눈치 보고 살지 말라고, 자기도 꽤나 그런 삶을 살았는데 이 나이 먹고 돌이켜보니까 정말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그냥 나는 나의 일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