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이 심장이 된 것 같았던 날



* 텍스처 오프라인 행사 메모
텍스처에게 좋은 콘텐츠란 잘 읽게 만드는 일이다. 독서라는 행위를 더 가볍게 만들고 책의 요소 중에서도 '문장'에 집중하려 했다. 책을 읽고 이후의 활동을 하는 것은 책에 대해 독자의 관여도가 높아지는 적극적인 참여 행위다. 문장을 적거나 SNS에 공유하는 건 독자가 책 안에서 또 하나의 큐레이션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고 생각했다. 애독자는 '독서의 찐팬'인 거지. 물론 문장만 스크랩했을 때 맥락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고민하고 해결 지점을 찾고 있다. 독서의 찐팬만으로는 서비스의 사용자 모수가 너무 작다는 의견도 초기에 나눴지만, 독서에 대한 마음은 있는데 시작을 어려워하는 사람들로까지 확장된다면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지금의 도서 시장이 주는 것과는 다른 경험을 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 이를 또 하나의 과제로 가져가고자 한다. 앞으로는 작가, 출판계 고관여자들을 섭외해서 독후감 숙제에 코멘트를 달아주는 담임 선생님과 같은 역할을 해주실 수 있도록 서비스를 다양화 해나갈 예정이다.
_
조명은 너무 눈부셨고 의자 너무 불편했다. 만약 이게 무료 행사라서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고, 참가비로 어느 정도 해결의 여지가 있는 것이라면 참가비를 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래도 다음 전시를 준비하느라 일부 비어 있는 문 닫은 저녁의 미술관에 가 본 경험을 한 것은 좋았다.

회사는 끝났지만 인스타 계정은 여전히 남아 있어서 가끔 이런저런 알림이 뜬다. 팔로우 알림에 들어가봤더니 이제 막 계정을 만들고 팔로우를 해나가고 있는 사람인 듯했다. 이미지가 저 계정의 당시 팔로우 전부였는데, 저 브랜드들 사이에 우리가 있다는 게 조금 울컥했다.
_
엄마가 내가 전혀 관심 없는 분야의 구인공고를 보냈고 보자마자 화가 나서 전화를 했다. 같이 보내온 모든 말들이 싫었다. 노는 거 보기 싫으니까 안정적인 데 들어가서 빨리 독립하라는 말로밖에 읽히지 않았다. 엄마는 자신은 그런 뜻을 담지 않았으며 그렇게 들은 건 내가 불안하고 아무 계획도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맞다고, 답했다. 미래에 불안 없이 확신 있는 사람이 어디 있어. 나는 내 생명에도 확신이 없는데. 하루를 저렇게 시작해서인지 온종일 온몸이 심장이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아름답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