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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HAPPY JK DAY

KNACKHEE 2018. 9. 1.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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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이-, 컵을 엎어 놓으면 커피 찌꺼기가 사람, 불꽃 뭐 이런 모양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이 센세랑 두구두구- 하면서 컵을 뒤집었는데 아무 모양 없이 아주 캄캄하더라고, ... 그래서 다시 엎어 놨다. 착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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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나날들이 대체로 찬란하길.
축하해, 생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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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기 생일을 핑계로 덕메님이랑 일주일 만에 또 만나서 케이크를 먹었다. 정구기는 토깽이니까! 아깽이니까! 당근 케이크를 먹고 싶었는데 이미 동이 나서 레몬 케이크로 대체했다. 우리 막둥이 풋풋, 상큼 터지지, 아주 그냥. 아, 케이크를 먹기 전에는 막둥이가 런 활동 때 한참 앓았던 양꼬치를 먹었다. 꼬치에 꼬우쳐! ㅋㅋㅋ 덕메님은 첫도전이라 이 메뉴로 밀어부친 나는 좀 긴장했는데, 덕메님 입맛에도 나쁘지 않다고 했다. 굳이 찾아 다니며 먹을 맛은 아니지만 일년에 한두 번은 먹을 그런? 아마 매년 정구기 생일마다 먹게 되지 않을까, ... 낄낄. 카페에 한참을 앉아 있었는데 막판에는 왜인지 연성력이 폭발해서 오랜만에 까똑창이 아닌 현실 대화로 연성을 이어갔다. 하. 우리 덕메님 설정 천재인 거 세상 사람들이 알아줘야 하는데.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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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받을 책이 있어서 어제 저녁엔 노랭이를 만났다. 책 때문에 이번 여름엔 계획에도 없던 노랭일 세 번이나 만났네. 나는 얘가 교회는 안 나가도 신앙은 갖고 있는 줄 알았는데 뜻밖에. 자신은 이제 신의 존재도 믿지 않는단 얘길 들었다. 아 깜짝이야. 놀랐잖아. 내가 계속 이것저것 묻자 본인은 계속해서 자신이 화살을 겨누고 있는 건 신이 아니라 말도 안 되게 망가진 한국 교회라고 했다. 나는 그것도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래, 네 말처럼 한국 교회에 더는 하나님이 없을 수 있다. 너는 그래서 교회를 떠났다고 했지. 그런데 왜 한국 교회에 없는 하나님이 교회를 떠난 너에게도 없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이걸 구체적이고 논리정연하게 설명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이게 너무 안타까워서 재차 같은 무용無用의 질문을 했다. 새로운 날이 되어서도 나는 계속해서 이것에 대해 생각할 수밖에 없었는데, 일시적인 결론은, 실은 그냥, 핑계,인 걸지도. 나는 어제의 대화와 노랭이의 잉스타 피드 사이에서 몇몇 모순을 발견했고, 이를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태도로 논지들을 에둘러 간 걸 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믿음은 선물인데, 그분은 준 선물을 거둬가시지 않는다. 이걸 계속 지닐지 안 지닐지는 본인의 의지인데 그 의지를 놓고 싶은 핑계들이 너무 많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야 제 손으로 제 목을 조르지 않을 수 있어서. 음. 그런데 그건 숨통은 트이게 할지 몰라도 영혼은 좀먹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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