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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바다


바다. 나는 이 장면이 꼭 바다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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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두 번의 유서를 썼다. 지난 여름, 부산 캡슐 호텔의 작은 침대 위에서 쓸 때만 해도 유서가 발견되는 상황은 자의에 의한 죽음이었다. 그 유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일단. 현실적인 이야기 먼저. 가입해 놓은 생명보험이 있는데 사실 잘은 모르지만 받게 되면 학자금은 갚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일부일 수도 있고. 터무니없는 금액이라면, 미안."

지난 뜨거운 생활 모임 때 밍의 책상에 앉아 쓴 유서는 처음의 것과 다르다. 유서가 발견되는 상황의 가정 자체가 사고사였으니까. 그 유서의 시작은 이렇다.

"요즘처럼 사랑한다,는 말이 넘치던 때가 있었나. 유례없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사랑하는 이름들을 불러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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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두 번의 글쓰기 수업과 한 번의 드로잉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그림을 배우고 무엇을 쓸지 고민한다. 스물여덟의 해가 끝난 지금에야 비로소. 삶의 출발선에 선 느낌이다. 내년부터는 결과물을 낼 수 있게 애쓰고 더 많은 생각을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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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바뀌는 게 아쉽지 않다. 나이를 먹는 게 오히려 기쁘기도 하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날들을 쌓아가고 있는 덕분이다. 그러니까. 정말이지. 다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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