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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NACKHEE 2019. 6. 20. 21:49


이번 도서전에서는 책을 팔기 위해 책 빼고 모든 것을 팔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해야만 팔리는 걸 우린 왜 애써 만들고 팔아야 하는 걸까? 책이 최선의 매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일단 그런 프로그램들이 책의 판매와 독서량의 증가로 이어지는지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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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독립출판물 파트가 가장 흥미로웠고 성심당이 가장 핫했다. 민음사 부스에 들어섰을 때는 정말 감탄하면서 자본이 최고다! 하고 외쳤다. 독립출판물 부스에서 <레이디 버드>의 한 장면이 담긴 그림을 샀다. 보자마자 이건 사야해! 하는 마음에 주저 없이 작가님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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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의 독서 2 : 독서 진흥 방안'이란 타이틀의 강연을 들었다. 스웨덴, 그리스, 프랑스의 도서전 관련 인사들이 각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강연을 하는 자리였다. 너무 초점이 유아동에 맞춰져 있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끝까지 남아서 듣고 질의응답 시간에 질문도 했다. /젊은 세대가 독자가 돼야 하기도 하지만 메이커도 돼야 하지 않나. 프랑스 북페어에서 대학생들에게 출판업계의 다양한 직군을 교육한다고 말한 부분이 흥미로웠다. 그런데 한국의 출판씬은 신입을 잘 뽑지 않는 추세다. 산업 규모가 축소되면서 바로 일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신입에게도 기회가 열려 있는지, 신입을 양성할 의지가 있는지 등 어떤 분위기인지 궁금하다./ 세 나라의 발제자들이 모두 답을 해주긴 했는데 충분하진 않았다. 대체로 당연히 젊은 독자들을 위한 기획을 할 신규 인력은 너무 중요하지! 우리나라 출판업 종사자들은 50대가 많거든. 그래서 우리는 꽤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어! 정도의 답이었다.

유럽에서 오디오북 시장이 계속 커지는 추세라는 말에 한 질문자가 그럼 그 오디오북 독자들은 어디서 유입되는 것인지 물었는데 그 답이 정말 재미있었다. 대부분의 오디오북 구독자는 기존 종이책 독자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 같은 파이를 계속 나눠 먹고 있는 거다.

동시통역이 필요한 강연을 들은 건 대학 때 지젝 아저씨가 왔을 때와 이번이 전부인데, 그때도 오늘도 동시통역이 참 어려운 일이구나, 생각했다. 통역이 너무 버벅댈 때는 중간중간 통역기를 빼놓고 들리는 대로 넘겨 짚으면서 듣기도 했다. 아, 강연 들으면서 내심 기뻤던 건 이전보다 영어가 잘 들렸다는 거다. 처음에는 통역기를 받아 놓고도 깜빡 하고 일단 듣고 있었는데 듣다 보니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아? 하고 통역기가 있다는 걸 깨달았다. 오늘의 일기를 빌어 유튜브 라이브 아카데미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들과 지난 동유럽 여행과 나의 백수 시즌에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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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직군을 거쳐 이곳으로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정적이고 변화가 느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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