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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그렇게까지 속상해 해주면 울 것 같잖아

KNACKHEE 2022. 2. 4. 19:21

벼르던 소비에도 좀처럼 고된 마음이 회복되지 않는 날이었다.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안 보이고 한 봉우리를 넘으면 곱절의 봉우리들이 보였다. 아직 손에 덜 익은 일들이 실수를 낳았고 마우스를 쥐지 않은 손으로 주먹을 말아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일까, 되는 일일까를 고민했다.
퇴근길에도 업무 관련 자료들을 찾아 읽으면서 생각했다. 이렇게 일만 해도 되나. 나 뭐하고 있는 거지. 논문은 언제 쓰지. 전시는 언제 보러 가. 책도 읽어야 하는데. 운동은 또 언제 해. 아이패드로 그리다 만 거 완성도 하고 싶어. 사실 이 볼멘 자문들은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되는 것들이다.
'이렇게 계속 시작만 해도 되는 삶을 살아도 되나.'
일이 많은 건 내가 속했던 분야들 고유의 특징이기도 했지만 거기에 내가 그 분야를 처음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상황이 더해진 결과이기도 했다. 분야가 바뀌고 업이 바뀌어도 모든 일의 중심엔 기획과 쓰기가 있었지만 알다시피 그 둘을 하려면 인풋이 있어야 하니까. 그래서 늘 전속력으로 타오르고 빠르게 재가 됐다. 늘 초조하고 불안해서 자고 있는 상태 자체가 괴로운 잠을 잤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일단 아무 생각 말고 당장 해야 할 일을 하라,는 조언들을 한 귀로 흘리며 괜찮은 건가,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물었다.
너무 답답해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 두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Y언니는 이쯤되면 한 곳에 진득하니 있지 못하는 내가 이상한 건가 싶다는 말에 아무것도 맞고 들린 건 없다고, 괜찮다고 격려해줬다. 통화하는 내내 언니는 어떤 말에도 단호한 긍정의 답을 돌려줬다. A언니는 근래 내가 하고 있는 일과 고민을 듣더니 물기 가득한 목소리로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내가 아는 너는 네가 좋아하고 전문성도 갖춘 일을 더 재미있고 깊게 해야 할 사람인데, 충분히 그럴 능력도 있는 사람인데 자꾸 상황이 꼬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너는 내가 아는 누구보다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이니까 괜찮다면 좀 더 용기를 가지고 결단해서 해외로 나가 생각을 넓히고 몰랐던 기회들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다못해 6개월짜리 어학 연수라도 다녀오라고. 그거 다녀온다고 큰일 안 난다고. 자기 친구들한테 회사 때려 치우란 말 절대 안 하는데, 너한테는 하고 싶다고. 아직 아무것도, 늦지 않았다고.
다들 너무 다정하고 희망차서 울뻔했다. 덕분에 가라앉았던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오늘은 일단 이 기분을 끌어 안고 자야겠다. 그리고 곧 토요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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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 워렌 목사님 뉴스레터에서 건져올린 것들

/내가 좋아하는 신념의 정의는 위대한 성경교사인 하워드 헨드릭스가 말한 것이다. "A belief is something you will argue about. A conviction is something you will die for." 신념은 행동을 결정한다. 신념은 우리가 태도를 정하고 우리의 가치에 의해 행동하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성경적 신념은 영적 성장과 성숙에 필수다. 히브리서 11장 1절에서 말한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 What convictions define your fa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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