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OG

우연한 만남

KNACKHEE 2017. 2. 6.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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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늘 가던 교보가 있고 왼쪽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딱 한 번 가본 교보가 있다. 나무 책장이 있고 노란 조명으로 분위기를 낸 곳에 가고 싶어 왼쪽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가는 길에 성급하게(보편적으로 썩 좋은 의미로 쓰이는 단어는 아니지만 나는 이 이상의 적절한 표현을 찾지 못했다. 그만큼 여러 가지 생각하지 않고 결정한 것이다. 그렇게 하고 싶었다.) 김혜수 씨를 닮은 언니와 일본에 가기로 해서 여행 책 코너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여러 메시지를 주고받은 후에 우리는 홋카이도에 가기로 했다. 한 퀘스트를 해결하고 얼마 전 산 미니백에 크기에 맞는 파우치를 사기 위해 아이템 코너를 서성이다가 5년여 만에 키도 크고 다부져졌지만 여전히 어린 스물넷의 남자애를 만났다. 알바를 하고 있다고 했다. 곧 저녁시간이라기에 나는 주변을 배회하고 있을 테니 연락을 하라고 했다. 형의 죽음이라는 일을 치뤄낸 아이는 부모님이 너무 힘들어 하시기에 자기와 동생은 슬픈 티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모여 앉으면 종종 그 애가 그냥 멀리 여행을 떠나 있는 것처럼, 그렇게 아무렇지 않은 척 이야기를 하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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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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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내가 어떻게든 해결할 테니 오늘의 나는 일단 호흡에 집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