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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이 두 켤래 생겼다

KNACKHEE 2017. 2. 7. 20:18

 

양말이 두 켤레나 생겼다. 쪽빛 바다를 담은 색의 것과 SY로 스틴트를 다녀온 예쁜이가 /어, 저도 오다 주운 거 있는데!/ 하면서 내민 와인색 줄무늬 양말. 전자는 션님이 제주도에서 공수해 보내주신 건데 정말 취향저격이었다. 사실 양말을 좋아한다는 게 공공연히 알려져 종종 양말 선물을 받곤 하는데 이렇게 /빨리 신고 나가고 싶어!/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마음에 드는 양말을 선물받은 건 처음이었다. 신이 난다. 예쁜이가 준 건 내가 위쪽이 말린 양말을 좋아하지 않는 탓에 집에서 신게 될 것 같다. 예쁜이는 1년 전 후원자 개발을 위해 나를 만났을 때 내가 그냥 마냥 특이하기만 한 사람이 아니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다고, 그래서 SY에 있을 때도 자주 연락을 하게 됐다고 했다. 이렇게까지 관계를 유지해갈 거라고 전혀 생각지 못했었다며. 기분이 나빴던 건 아닌데 특이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 터라 궁금했다. 나는 내가 너무 평범한데 도대체 어떤 점이 특이하게 비춰지는 건지. 예쁜이는 나의 색이 확고해 보였다고 했다.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여전히 나를 벗어나고 있지 못해 좁은 시야를 가진 내가 떠올랐다. 나의 세계가 확고하지만 열린 시야를 가진 사람이 돼야 할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