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OG

HAPPY JK DAY

KNACKHEE 2019. 9. 1. 00:03


*


축하해, 생일.

온 세상의 만족이 오늘은 너의 것이길 바라!

_


막둥이 생일 언저리에 프라하에서 만난 S와의 일정이 잡히는 바람에 강제로 함께 생일 축하를 했다. 인턴으로의 첫 출근을 앞두고 있는 S는 내 손을 잡아 흔들며 언니, 우리 재미있게 살아요! 했다. 귀여워. S는 막둥이와 동갑인데, 그래서 덕메와 함께 S를 만나면 내내 S의 얘기만 듣다 오게 된다. 뭔가 내 얘기를 하고 싶어도 어떤 세대 차이를 느끼게 하거나 꼰대의 말처럼 들릴까봐 섣불리 말을 꺼내기가 어렵다. 쉽지 않네.

S는 언정과인데 주변의 동기, 선후배들이 대부분 대기업에서 한두 번의 인턴을 하고 이후 입사한 선배들이 공고를 올리기 전에 먼저 동아리나 과 후배들에게 공고 소식을 알려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와, 정말 그런 세상이 있구나, 싶어서. 내가 과 활동을 거의 안 한 탓도 있지만, 했어도 그다지 영양가는 없었을 것 같다. 국문과에서 뭘 그런 걸 기대하겠어. 과 활동 열심히 했던 동기에게 건너건너로라도 그런 얘길 들어본 적이 없다.

_


아, S가 계획적 게으름, 이란 단어를 썼는데 장난으로 한 말이었지만 마음에 들어서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뒀다.




*




퇴근 후에 애써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하루가 아쉽거나 조바심 나지 않는 날들로 이뤄진 미래를 기대한다.

_


회사에서 하는 일이 꽤 좋아하는 일이고 어쨌든 농땡이 부리지 않는 하루를 보냈는데도 왜 집에 와서 무언가를 더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다. 하루의 1/4의 시간을 들여 일을 하고, 1/6 이상을 통근에 쓰면 그걸로도 하루에 써야 할 에너지를 충실히 사용한 것이니 집에 와선 좀 시간을 덜 짜임 있게 써도 될 텐데 왜 자꾸 죄책감이 드는 거지. 그리고 자꾸 그건 나의 하루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마음이 괴롭다. 나의 하루는 왜 나의 하루가 아닌가.




*




지난 뜨생에서도 했던 말이지만, 나는 언제나 내가 제일 중요했다. 그래서 사실 아이들의 종착지처럼 보이는 럽마셆이 새롭진 않았다. 다만, 나를 사랑해줘!라고 외쳐야 할 아이돌이란 사람들이 네가 너를 좀 봐주고 사랑해줘, 라고 하는 게 신선했다.


과거의 어느 때를 돌아봐도 지금의 내가 제일 낫다. 그러니 매일 더 좋아질 거라고 믿는다.

_


아니 그런데 세상 사람들. 이것 좀 보세여. 이 영롱하게 아름다운 복숭아 파운드 좀 보시라그여, 엉엉, ;_ ;




*

요즘 내 꼼꼼하지 않은 일처리에 대해 생각하다가 첫 직장에서 편집장님이 한 번도 페이지 대수를 맞춰서 자기에게 최종교를 넘겨준 적이 없다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아지지 않는 인간인가, 생각하다가 오랜만에 편집장님한테 연락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생각이 났다고. 그런데 예전과 답이 오는 온도가 달랐다. 이미 그쪽은 지난 연락에서 나와의 관계의 다함을 생각했는데 내가 뜬금없이 끝난 관계를 끄집어 올린 느낌이었다. 서로의 앞날에 대한 행복을 빌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대화방을 나가고 번호를 지웠다. 끝.




* 이번 주에 대박 존 데다 지난주 말씀 적을 포스팅을 놓쳐서 대신 적어보는 지난 주 말씀 / 이사야 06장 08절 "내가 여기 있나이다. 나를 보내소서"

예수님의 부활 소식에 제자들은 기쁘면서 두려웠다. 수치스러웠으니까. 예수님은 바로 그런 제자들에게 세계 선교를 맡기려 하셨다. 그는 절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다. 그는 자비로우시며 우리의 생각 이상으로 우리를 사랑하신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부르실 때 내 약점이 먼저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걸 뛰어넘어 그 일을 행하실 준비가 돼 있으신 예수님이 나를 부르고 계신다는 걸 상기해야 한다. 내 과거의 실수에도 여전히, 하나님은 나를 사용하실 수 있다.

THE GOD SAYS. "I STILL LOVE YOU. I HAVE HOPE ON YOU. I AM NOT DONE WITH YOU." SO YOU JUST SAY LIKE THIS. "HERE I AM. USE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