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OG

한 해 건너뛰고 연말정산

KNACKHEE 2019. 12. 13. 23:23

 

 

B의 제안으로 위스키 클래스를 예약해 놓고 손꼽아 기다렸다. 정말 딱 어디 가서 알은 체하기 좋을 정도의 지식을 흡수할 수 있었다. 그런데 기대한 것보다 마셔볼 수 있는 종류가 적어서 아쉬웠다. 분위기도 가격도 괜찮아서 수업 이후에 이곳에서 한잔 더 하고 싶었는데 왜때문인지 클래스를 들은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아서 우리가 자리를 옮겼다.

작년의 연말모임을 건너뛰어서 올해는 다시 우리가 해왔던 것을 해보기로 했다. 연말정산과 내년의 목표. B는 요즘 뭘 해도 이미 해본 것들이라 재미가 덜하다고 했다. 반대로 나는 뭘 해도 재미있는데 B가 이미 대학 때부터 해오던 걸 나는 이제야 하고 있는 거라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기도 했다. B는 자신의 20대가 현실의 벽에 잠식되지 않으려 노력했던 시기인 것 같다고 했다. 나의 20대는 내가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어디까지 버틸 수 있고, 어느 지점에서는 나에게 어떤 당근을 줘야 하고, 어떤 상태일 때는 내가 나를 풀어주면 안 되고 등등. 그래서 30대에는 내가 나를 좀 더 잘 다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그리고 올해를 관통하는 생각 중 하나는 상황과 관계였다. 궁극적으로 내가 관계에서 하고 싶은 역할은 배경인데 그러려면 내가 나랑 잘 지내야 한다. B와 이야기를 하면서 남들이 보기에도 내가 관계에 의미를 많이 두는 게 보였구나 싶어서 뜨끔했다. 존재의 의미와 기쁨을 거기서 찾는 것 같다는 말은 물론 B도 러프한 표현이라고 했지만 좀 충격적이기도 했다. 가벼워져야지.

 

B

1. 필테 100회 모두 출석하기

2. 엄마랑 동유럽

3. 1,200 모으기

 

ME

1. 회사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니기

2. 아이슬란드

3. 하나님보다 관계를 우선순위에 두지 않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