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OG

20200108-10_지난한 1월

KNACKHEE 2020. 1. 10. 23:33

20200108

대학내일의 폐간 소식을 봤다. 정확히는 기약 없는 휴간이지만. 어떤 아날로그 시대의 종말을 고하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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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하늘을 만드시고 바다 표면에 수평선을 그으실 때에 내가 거기 있었으며 그가 하늘에 구름을 만드시고 바다의 샘들을 여시며 바닷물을 명령하여 그가 정한 한계를 넘지 못하게 하시고 또 땅의 기초를 놓으실 때에도 내가 거기 있었다. _ 잠언 08장 27절-29절(KLB)/

 

 

20200109

보도자료를 두 번이나 빠꾸 먹었다. 상사는 같은 소릴 반복했고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으나 구현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계속 같은 얘길 듣고 있자니 답답한 마음에 결국 눈물이 났다. 아. 상사 앞에서 우는 거 제일 한심한데. 상사는 자기가 바로 고치면 간단한 일인데 그래도 뫄뫄씨가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계속 수정하게 하는 거라며 좀 더 해보자고 말해줬다. 물론 속은 알 수 없고 일단 나는 다신 그러지 말아야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대처해준 건 좀 고마웠다. 그런데 앞으로 자기가 계약한 거 던져줄 때는 계약 의도부터 설명해줬으면 좋겠네. 이 책 진짜 힘들었다. 책의 코어는 드러내지 말고 아무 책에나 써도 될 것 같은 말들로 포장하되 광범위해서는 안 된다고 하니 미칠 노릇이었다. 홍길동인 줄.

 

 

20200110

 

 

나한테 1월은 12월이란 축제의 열기가 식어버린 일상이다. 지난하네. 그렇지만 한 해의 대부분을 차지할 날들은 이런 것들이라서. 정말이지 잘 지내려고 애쓰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가끔 이런 이벤트도 있다. 오늘은 지금껏 각각 봐왔던 B와 센세를 함께 만났다. 새로운 조합. 남자친구, 남편의 좋은 점 세 가지 스겜!을 외쳤고 친절한 친구들은 내게 슈가가 좋은 좀 세 가지 스겜!을 외쳐줬다. 내 취향이고 재능 만땅이고 자기 일을 좋아해서 무기력한데 열심히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냥 스루 해도 됐을 텐데, ... 살짝 현타 오고 아주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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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대리님이 말했다. '위는 스트레스 받으면 안 좋아져요. 항상 행복해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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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그놈의 송별회. 그런데 와중에 또 내가 처신을 잘못한 것일까 봐, 그래서 누군가가 내게서 등을 돌릴까 봐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 사람에게서 자유하고 싶고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나가고 싶다. 그런데 이 지혜가 나의 이익,을 가장 크게 담고 있는 단어라면 나는 구하는 것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