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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2-25/27_언제나 그렇듯 고민은 길고 결제는 빠르게

KNACKHEE 2020. 3. 27. 09:09

20200322

그림이든 연성이든 늘어지고 있는 건 일단 손을 댄 건 끝을 봐야 하는 편이라 3-4시간은 꼼짝없이 쓰게 될 걸 알기 때문이기도 하고, 지금 책 읽기라든지 업무에 도움이 될 행위는 거의 하지 않으면서 내가 좋아하는 걸 한다는 데에 아무도 주지 않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러면서 둘 다 안 하는 대신 하고 있는 게 넷플릭스 보기니까 어처구니가 없지. 최근에는 <루시퍼>를 열심히 보고 있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매지킨의 변화가 가장 흥미롭다. 이 언니는 찐악마라는 설정인데 인간세계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인간들과 감정적으로 얽히는 일이 생기면서 다시 지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진심으로. 악마인 자신이 누군가를 챙기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낯설었고, 그렇게 자신이 준 마음과 같은 크기의 마음을 돌려받을 수 없는 일이 빈번하다는 것을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분노와 이를 표출하는 과정의 쾌락만 있던 지옥과 달리 매지킨에게 인간 세상은 너무 다채로운 감정이 존재하는 세계였고 그래서 정말 지옥 같았던 거다. 그러면서 그 모든 이들에게 자신이 아깝다고 말한다. 아무도 자신의 존재를 누릴 가치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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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말씀 / 시편 55편 04절-07절, 16절-19절 " 두려워하지 말라"

'다윗왕'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용감하고 용맹스러운, 두려울 것이 없는 등의 이미지가 연상되지는 않는가? 그런데 오늘 본문의 다윗은 그런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본문은 다윗이 노년에 친구에게 배신을 당하고 쓴 시다. 이스라엘의 가장 위대한 왕이자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였던 그도 두려움을 경험했다.

두려움을 물리치려면 우선 올바른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 "형제 여러분, 끝으로 말합니다. 여러분은 참되고 고상하고 옳고 순결하고 사랑스럽고 칭찬할 만한 것이 무엇이든 거기에 미덕이 있고 찬사를 보낼 만한 것이 있다면 그것들을 생각하십시오.(빌립보서 04장 08절/KLB)" "그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지켜라. 여기서부터 생명의 샘이 흘러나온다.(잠언 04장 23절/KLB)" 이때 바른 생각이란 참되고 선한 것에 대한 생각이다. 이미 지난 과거나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걱정이 아닌 진짜 필요한 생각.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보고 듣는 것, 나를 채우는 것을 선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여러분은 이 세상을 본받지 말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변화를 받으십시오. 그러면 하나님의 기뻐하시고 완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로마서 12장 02절/KLB)" 성경은 하나님이 그 무엇보다도 크시다는 것을 알게 한다.

또한 올바른 관계를 맺어야만 두려움을 이길 수 있다. 인생의 두려운 순간에 함께 해주고 올바른 생각을 하도록 도와줄 친구가 필요하다. 요즘처럼 만남을 차단하는 시기에도 친구가 필요하다. 우리는 물리적으로 제한돼 있지만 관계는 제한하지 않아야 한다. 지금, 연결된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두려움이 찾아왔을 때 기도해야 한다. 가장 두려운 순간에 기도가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 걱정하는 일들은 이미 우리의 능력 밖의 일이다. 두려움을 하나님께 드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는 우리를 기꺼이 도와주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두려운 마음이 들 때 바로 경배와 찬양함으로 기도하며 나아가 보자. 하나님이 그 두려움보다 크시다는 걸 경험하게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기도할수록 더 큰 평안이 찾아온다. 기도의 마무리는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에 대한 감사로 하는 것이 좋다. 그런 후에는 걱정을 그 자리에 두고 일어나자.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하시도록.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여러분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나님께 말씀드리십시오. 그러면 도저히 상상도 할 수 없는 하나님의 놀라운 평안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지켜줄 것입니다.(빌립보서 04장 06절-07절/KLB)"

> 두려움에 대한 설교를 듣고 그에 대한 마음을 구하는 기도를 하는 순간에도 진행해야 하는 일들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에 생각이 가 있었다. 모든 문제보다 크신 주님이심을 고백하고 만물의 창조주이시며 지금도 살아서 모든 역사를 주관하시는 분이심을 고백하며 도움을 구했다.

 

 

20200323

소우주,를 들을 때면 특별히 그리고 싶은 게 없으면서도 막연히 그림이 그리고 싶단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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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그들도 하나가 되어 우리 안에 있게 하소서. 그래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세상이 믿게 하소서. _ 요한복음 17장 21절(KLB)/

>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되어 예수님의 삶을 따라살 때에만 세상이 주를 믿을 수 있다.

 

/내가 아버지를 그들에게 알게 했으니 앞으로도 계속 아버지를 알게 하여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그들 안에 있고 나도 그들 안에 있도록 하겠습니다. _ 요한복음 17장 26절(KLB)/

>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까지도 계속 남아서 복음을 전할 이들에 대해 기도하셨다. 뭔가 애틋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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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중에 찾아보게 하신 말씀.

 

/나는 너희에게 평안을 주고 간다. 이것은 내가 너희에게 주는 내 평안이다. 내가 주는 평안은 세상이 주는 것과는 다르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_ 요한복음 14장 27절(KLB)/

 

 

20200224

나인 투 식스니 출퇴근이니 이런 건 결국 다 인간이 만들고 정한 건데 왜 우리는 그런 걸 정해서 서로를 괴롭히고 있는 걸까. 하루에 8시간씩 회사에 있는 거 너무 견디기 힘들다. 전에는 싫은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SNS 등을 알아내 자주 들여다봤다. 약간 안티들의 마음이 그런 걸까. 싫다면서 지대한 유관심. 그런데 이제는 거의 안 그런다. 그럴 시간도 에너지도 없다. 내가 좋아하는 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쓰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사실 요즘엔 극심한 싫음, 의 감정은 사건이 있던 당시에만 느끼고 이후에는 무관심의 영역으로 들어가버리는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지금 그 사람이 내게 별 영향을 끼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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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수업 너무 꿀잼이다. 사람은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는데 이야기를 발생시키는 가장 큰 부분 중 하나가 미지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이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 생활의 언어가 깃든 내 경험의 범주 안에 있는 장면들로 구성한 이야기를 만든다. 죽음, 사후세계 등은 너무도 극강의 미지라 이에 대해 더 많이 얘기할 수밖에 없고 이를 견고히 쌓은 종교는 이야기를 넘어 하나의 신념체계가 됐다. 이 미지의 두려움이 크게 작용하는 분야 중 하나는 타인이다. 그렇다면 그 미지의 세계가 나를 바라본다는 건 얼마나 큰 미지이고 두려움이겠는가. 그래서 자꾸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추측하고 상상하게 되는 것일 테다. 미래에 대해 자꾸 이야기하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 생각해봐야 할 건, 지금의 사람들은, 또 앞으로의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할지, 어떤 미지의 두려움을 해소하고 싶어 할지에 관한 것이다.

> 멘토의 시대 이후의 공백에 방탄의 성장서사가 들어온 건 이런 이유에서일지도 모르겠다. 미래라는 미지를 해소해줄 어른이 없다는 걸 알았고, 그렇다면 옆에 있는 또래의 이야기를 들을 수밖에 없어진다. 뒷배경이 좋았던 것도 아닌 사람들이 자신들의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와서 어느 순간 세계를 씹어먹은 거지. 자신이 투영하고 싶은 미래이기에 더 듣고 싶어지는 이야기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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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했다면 내 종들이 싸워 내가 유대인들에게 넘어가지 않게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 _ 요한복음 18장 36절(KLB)/

> 할 수 있으나 하지 않으셨다. 이 세상에 속하는 건 주님께서 오신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20200325

문제가 아닌 걸 문제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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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마지막 출근인 Y대리님이 엽서를 써줬는데, 마지막에는 지금도 잘하고 있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사실 요즘 좀 듣고 싶었던 말이라 울컥했다.

 

 

20200327

 

 

언제나 그렇듯 고민은 길고 결제는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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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싫은 일은 온 몸으로 하기 싫다고 티를 내는 나의 애 같은 면, 사람의 마음을 잃을 것 같으면 그 어느 때보다 전전긍긍하고 상대가 부담을 느낄 만큼의 대응을 해버리는 점. 그런 점들 때문에 너무 많은 관계들을 그르쳐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혜롭고 자유하고 담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