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515_들키지 않게 훔쳐가시오
덕메가 미리 더 보고 싶은 전시가 없느냐고 물어봐서 정해놓은 덕에 피카소전이 어그러졌어도 바로 계획을 수정할 수 있었다. 아니 일단 두 시간 기다리고 보라는 건 웬말이야. 피카소 이렇게 핫할 일인가, ... 파이널컷 전시는 패션 브랜드와의 협업인 만큼 세련, 모던, 퓨처리즘의 너낌이 강했고 전시장 아래의 형광등들이라든지, 타이밍을 놓쳤지만 라이터를 쌓아놓고 '들키지 않게 훔쳐가시오'라고 써놓은 요소 등이 디테일한 전시,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리고 수업 좀 듣고 있다고 판매 중인 작품의 가격을 조금 살펴보기도 했고, 집에 데려가고 싶은 작품이 있는지도 생각해봤다. 언제나 돈이 문제지 뭐. 맨날 지나만 다니던 현카 디자인 라이브러리도 드디어 가봤는데, 목적을 가지고 오거나 혼자 생각을 전개해나가려 오면 좋을 공간일 듯했다. 이미 피카소 허탕치고 파이널컷 한 번 보고 앉을 수 있는 데 오니까 노곤노곤해져서 자꾸 졸음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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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은 대사를 하는 배우들의 딕션과 호흡이 좋았다. 15화를 다운받아 버스에서 보면서야 한글 자막 없이도 못 알아드는 멘트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무브 투 헤븐>도 열심히 보는 중인데 에세이의 영상화라는 걸 자꾸 곱씹게 된다. 물론 직업적 소재 중점으로 새롭게 쓰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동안 스토리,의 개념을 너무 좁게 가지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이젠 뭐든 IP가 될 수 있네, 싶었다. 하이브의 기업 설명회 영상들에서 온갖 요소들의 IP가 강조되던 부분들이 자꾸 떠오르기도 했고. 또 서울로 가는 버스 안에서는 '실제 있었던 이야기'를 모티브로 웹소설, 웹툰 등을 제작하는 회사의 인터뷰를 읽으며 타인의 경험을 동의 없이 소설에 갖다 써서 논란이 됐던 몇몇 작가들이 일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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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으리고오- 개설 631일 만에 100명 넘었찌! 언제 줄어들지 모르니까 일단 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