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LOG

좋았지만 복잡한 기분

KNACKHEE 2022. 3. 13. 22:27

오랜만이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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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두 곡을 부를 땐 소름이 돋아서 박수도 못 치고 그냥 굳어 있었다. 너무 좋았고 블루 앤 그레이가 시작됐을 땐 왈칵, 하고 울었다. 이터널도. 너네를 어떻게 좋아하지 않을 수 있을까. 그런데 소리 못 지르는 건 또 너무 아쉬웠고. 좋았는데 좋았다고 말하려다가도 소리 못 지른 아쉬움이 떠올라 잠깐 멈칫, 하게 된다. 콘서트는 늘 무대에 서는 사람의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관객의 목소리가 더해지지 않으면 완성될 수 없는 것이었다.
김형제랑 애옹이 한 토롯코에 타고 와서 아, 진짜 무슨 일이야, 싶었네. 정말 무슨 일이야. 아주 가까이에서 지나쳤다. 제 심장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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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의 원칙으로 콘서트 도중에는 사진 안 찍어야지, 했지만 이제는 그게 무슨 소용일까 싶어서 남들 찍을 때 나도 그냥 같이 찍는다. 이 구린 화질로 내가 뭘 팔아먹을 것도 아니고. 갠소하고 인서타에 자랑이나 좀 하겠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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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콘서트가 끝나면 힘을 내서 또 다음 콘 때까지 잘 지내봐야지, 하게 되는데 이번엔 여전히 아 내일은 또 어쩌지,의 마음이라 당혹스러웠다. 지금의 상태를 벗어나고 싶어서 일이든 공부든 더 매달리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그거 알지. 절박해질수록 다 그르치는 거. 일도 안 되고 나도 망치게 되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