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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좋다고 생각하는 것만 좋다고 말하고 싶다

KNACKHEE 2023. 11. 30. 00:00

 

두 번째 상담 시간에는 싫어하는 것들, 참을 수 없는 것들에 대해 토로하듯 이야기했다. 생활 소음이 많은 것, 쩝쩝대면서 음식을 먹는 것, 음식의 냄새가 공간과 옷에 배는 것, 양치를 화장실 밖에서 돌아다니며 하는 것 등등. 선생님은 향과 냄새, 소리, 식감과 시각적 자극을 감각이자 공간, 분위기에 대한 예민함으로 풀어냈다. 그걸 들으며 하나하나의 감각이 모이면 모이면 분위기가 되는군, 하는 이상한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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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서가 필요한 걸 제출 하루 전날 알게 됐고 우리에게는 그에 적합한 계약서 레퍼런스가 없으니 제일 비슷한 형태의 계약서를 언급하며 동의만 해주면 막도장을 찍어서 내겠다는 말에 눈앞이 캄캄해졌다. 비딩을 위해 작가님의 경력을 회사의 경력으로 퉁친 것만 해도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이 상황에까지 이르자 마음이 정말 어려워졌다. 이 일은 내가 왜 마케터라는 포지션을 내 것으로 가져오기 싫은가에 대한 생각과도 자연스레 연결이 됐다. 자꾸 거짓말을 해야 해서. 없는데 있는 척, 있어도 없는 척, 엄청 대단한 것인 척. 마음이 괴롭고 부끄럽다. 진짜 좋다고 생각하는 것만 좋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