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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갤러리 순례와 뜨거운 생활 41 본문
* 국제갤러리, <생생한 공상을 하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 It's Crucial to Have an Acitve Fantasy Life> - 제니 홀저









지하철 안에서 작년 10월 <VOGUE>에 실린 제니 홀저 인터뷰를 읽었는데 마지막 질문의 답이 정말 좋았다.
/당신이 기다리는 근미래, 2021년의 야심 찬 계획이 있다면?
> 운이 좋다면, 나이를 더 먹겠다. 응용미술로서는 미국 상원의회 선거 투표 운동을 할 것이다. 빌바오 구겐하임과는 증강 현실을 실험해볼 것이다. 2022년 미술관 개인전도 준비해야 한다. 엄청난 존경과 가슴 뛰는 설렘을 안고 역시 2022년 목표인 루이즈 부르주아 전시를 기획할 것이다./
접했던 삶을 긍정하는 표현 중에 가장 인상적이고 따뜻했다. 운이 좋다면, 나이를 더 먹겠다, 라니. 그리고 질문에 걸맞게 답이 정말 야심차다,고 생각했다.
* 학고재갤러리, <학고재 소장품 : 38도씨>



원래의 목표는 국제갤러리와 국현 서울이었는데, 국제갤러리 관람을 끝내고 국현 서울 예약 시간까지 텀이 조금 생겨서 학고재갤러리에도 들를 수 있었다. 학고재갤러리에서는 작년 봄인가에 열린 <도넛 피어>전을 즐겁게 관람한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가능하면 들르고 싶었는데 럭키. 지금 가이드 페이퍼를 어디에 뒀는지 기억이 안 나서 각각이 어떤 작가님의 작품인지는 알 수 없게 되었지만,... 첫 번째 작품은 겨울을 나타낸 붓터치 안에 꽃으로 대변되는 봄이 숨어 있는 게 희망적이었다. 그림 가까이 다가가 눈보라 속에 만개한 꽃을 요리조리 살펴봤다. 두 번째 작품은 작년 서울미술관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에서 봤던 나수민 님의 시간에 따라 농구 코트에 드리워지는 햇볕과 그림자를 표현한 작품을 떠올리게 해서 사진에 담아뒀고.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












사실 윤형근 작가의 큰 그림이 보고 싶어서 압도될 각오를 하고갔던 건데 뜻밖에 다른 그림들 앞을 더 오래 서성였다. 서세옥 작가의 <사람들>은 관계로 읽혔다. 묵의 진하고 흐린 정도가 꼭 그 관계의 지속성처럼 느껴졌다. 임옥상 작가의 <들불>은 들끓는 마음 같았고. 중간중간 놓인 의자에 앉아 한 그림을 편한 자세로 조금 오래 감상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오랜만인 것 같다, 의자 있는 미술관.
*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MMCA 현대차 시리즈 2020 : 양혜규-O2&H2O>






고대하던 양혜규 작가의 전시. 2019년에 국제갤러리에서 <서기 2000년이 오면>을 흥미롭게 관람했던 터라 이번 전시도 오픈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계속 갈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다. 드디어 디데이. <구(9)각형 문열림>은 문에서 떨어져나와 본래의 기능 없이 벽에 붙어 있는 손잡이를 구현한 작품이었다. 보통 어떤 것의 본질을 논할 때 그것의 '쓸모'를 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손잡이의 경우 쓸모를 제외하고 그 본질을 논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가 곧 이것이야말로 우문이 아닌가 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얼마나 편협하고 고착화된 인간의 시선에서 나온 질문이란 말인가. <소리 나는 가물>들을 보면서는 카프카의 <변신>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미녀와 야수>가 떠올랐다. 커져버린 소품들이 주는 기이한 느낌은 조금 징그럽고 공포스럽게 다가오기도 했다.
* 우리의 마흔한 번째 뜨거운 생활

카페 모임이 묘연해서 이번에도 온라인으로 모임을 진행했다. 아쉽네. 보고 싶다,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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