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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Bossanova,
교수님 미팅까지 끝. 본문
교수님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오마카세를 사주셔서 감사하고 당황스러웠지. 평생 먹을 날것을 오늘 다 먹은 셈 치기로 했다. 식사를 하면서 나는 아무래도 주제를 좀 잘못 잡은 것 같다고, 그 포인트들을 찾는 것도 찾아서 엮는 것도 내 능력 밖의 일이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교수님은 그렇지 않아도 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점이 결국은 마지막에 가서 빠지고 정리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교수님들의 지도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교수님들이 빠른 논문 진행을 위해 애초에 그것들을 쳐내고 어떻게 보면 교수님의 가이드대로 진행하게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일단 학생 생각대로 써보게 하고 나중에 정리를 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교수님은 후자셨다고. 듣고 아니 좀 아쉬우면서도 아쉽지 않았다.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정말 그랬다. 애초에 그 부분 때문에 절반 정도를 써 놓고도 그 이후의 진행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였다. 포기를 결심한 큰 이유이기도 하고. 사실 어떻게든 쓰자면 썼겠지만 그러려면 회사를 그만둬야 할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럴 수는 없으니까.
교수님과 이런 얘기를 나누기도 했다.
"나는 선생님들이랑 일하는 걸 좋아했어."
"엇, 저도요. 인터뷰가 업이던 때에는 그런 분들이 작업과 삶에 대해 갖고 계시는 생각과 태도에 대해 듣는 걸 좋아했어요. 이야기를 듣고 나면 풍성한 기분이 들었고요."
"젊은 작가들은 언제나 경쟁 상태에 놓여 있기 때문에 작품이 좋고 그런 것들을 다 떠나서 끊임없이 불안한 것들이 있잖아. 그런데 그런 시기를 다 지나서 거장이 된 이들은 작품도 좋지만 인생을 이야기하고, 경쟁보다는 조화와 동행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풍요로워지는 게 있지."
또 교수님은 주로 한국의 60-70년대 작가분들의 작품을 컬렉팅하는 편인데 이는 미술사적 보존의 가치와도 맞닿아 있다고 하셨다. 나도 개인적인 이유의 컬렉팅을 넘어서 미술사적 의의가 있는 컬렉션을 구축할 수 있는 지식과 지혜와 안목, 그리고 재력을 갖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아름다운 장면.
연차를 낸 김에 센세를 만나러 갔다. 가는 길에 문득 본 지하철 안내판이 다른 것들보다 작아서 귀여웠다. 센세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이후에 각각에 대해 정말 좋은 일이지 않느냐는 식의 자주 받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했다. "행복이 커진 걸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행복을 포장하게 될 때가 있는 것 같아." 분명 어떤 종류의 행복이 있는 것은 맞지만 전체 행복의 규모와는 조금 결이 다르다는 맥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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