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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영화관에서 이렇게 울어본 게 얼마 만인지,

KNACKHEE 2022. 12. 26. 12:01

 
연차를 내고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를 보러 갔다. 미치에다 슌스케의 영화, 정도의 가벼운 마음으로 갔다가 남자 주인공인 토루가 죽은 후부터는 손수건을 얼굴 위에 덮어 놓고 내내 울었다. 친구인 이즈미에게 이 모든 상황이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했다. 이즈미가 친구를 위해 기억 조작을 마친 후에 마우리가 '토루를 잊지 말 것'이라고 써놓은 메모를 발견하고 울 때 제일 가슴이 먹먹했다. 축적되지 않는 기억과 남게 될지도 모를 무언가를 위해 쌓아나가는 기록이 애달팠고 매일 사라지는 것들 속에 퇴화하지 않고 쌓여 나가는 그림 실력을 보며 근육으로 기억하게 되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영화를 보는 중간중간 메모장을 펼쳐 대사들을 옮겨 적었다.
 
"매일 잊지만 그 애의 일기장을 펼치면 내가 가득해. 그걸 위해서라도 하루하루를 즐거운 기억으로 채워주고 싶어."
"그 애를 위해서라도 너도 잘 지내야 해"
"희생이 아니었어. 누나를 위해 내가 그걸 할 수 있게 되어 자랑스러웠어. 그래서 누나가 집을 나갈 때도 응원한 거야."
"누나는 도망친 게 아니라 찾아서 나간 거예요, 자기 인생을."

 

 
아, 새 여권도 찾았다. 여행 계획을 세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