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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너희의 첫 번째 팬 라이브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어,

KNACKHEE 2023. 1. 14. 21:32

 

인서타로 알게 된 D님을 만났다. 자신이 반짝이는 걸 알고 그 이유까지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라니. 흥미롭네.

 

 

많은 성공들이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것처럼 보여서 그 단 한 번의 기회만 중요한 듯 얘기되곤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작년, 재찬이 시에러로 주목받으면서 당시 데뷔한 지 4년 차였던 이 팀이 기회를 얻은 건 맞다. 하지만 그랬을 때 모두가 보여줄 수 있는 게 준비돼 있는 건 아니다. 주목받지 못해 마음이 지칠 때에도 전력을 다하며 흐트러지지 않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종형이 마지막 멘트를 할 때는 그냥 같이 울었지 뭐. 이 친구들의 첫 번째 팬콘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재찬이 2021년 말에 썼다던 곡은 작년 상반기의 내 마음과도 같아서 듣는 내내 그때의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너도 나도. 어려웠던 시간을 일단은 잘 넘어온 것 같아서 기쁘다. 다음 날은 솔로 멤버와 유닛 멤버가 바뀐대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재찬의 솔로가 있는 날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니 그리고 류기석. 진짜 류기석. 누너예에 널 붙잡을 노래요? 진짜 ㅠㅠㅠㅠㅜ 할미가 많이 애낀다 ㅠㅠㅠ 자신이 뭘 해도 사랑받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사실 그 여유와 견고함이 좀 부럽기도 하고.
또 아니 그리고 경윤 어쿠스틱 기타 라이브 creep이요? ㅠㅠㅠ 일단 선곡에서 끝난 거 아닌지. 올공날라리는 너무 신이 났고! 다들 무대 잘하더라.
더 열심히 더 잘하겠다는, 팬들에게 더 많은 행복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는 이 친구들의 공연 소감을 들으며 이들에게 자신만 아는 실수를 기록할 기회가 자주 주어지길 바랐다. 사람들에게 많은 것이 공개되는 직업의 가장 큰 위험은 몰래 실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어리석고 찌질한 시기를 거치는데 그마저도 공개적으로 두고두고 평가받게 된다. 얼마나 가혹해, 이 어린 사람들한테. 그래서, 그런 바람을 속으로 전했다. 그리고 팬들이 권리자나 감시자가 아니라 든든한 한 편으로만 존재할 수 있기 또한 바란다.
아, 탬버린 응원봉,... 은 처음이라 사실 좀 당황스러웠다.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내내 내 가방 안에 이게 있다는 사실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공연장에서는 또 열심히 쥐고 흔들었지 뭐. 그리고 스탠딩존은 흡사 만원 지하철 같았다. 미리 와서 대기한 시간까지 합쳐서 3시간 반 서 있었던 건 진짜 너무 힘들었고 무대 하나씩 끝날 때마다 사람들이 간격 좁혀와서 너무 신경쓰였고 또 더워서 무대하는 애들 만큼 땀을 주룩주룩 흘렸다. 다음엔 좀 멀어지더라도 할미는 좌석으로 갈게,... 흑흑.
아니 그리고 사진 찍는 팬들 진짜 너무 심하게 잡아서 공연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한창 무대 즐기고 있는데 팬들 사이 헤치고 들어와서 잡아가고 무대 시야 가리는 자리로 올라가서 감시하고 사진 찍은 사람한테 계속 플래시 쏘고 있고. 하지 말란 행동을 한 건 잘못이지만, 다음엔 조금 다른 방법을 찾아줬으면 좋겠다. 엥간한 콘에서 이제 폰으로 찍는 건 그냥 둔단 말이에요, ... 그런데 대포 들고 와서 찍는 분들 무슨 권리인냥 팬들 사이 비집고 좋은 시야 확보하려고 하시던데 솔직히 그것도 관람에 진짜 방해됐다. 녀러분, 사진 그만 찍고 트위터도 그만 하고 고독방도 그만 들어가고 현장을 즐겨요, ... 오늘의 무대는 돌아오지 않아, ... 왜 무대 눈앞에 두고 핸드폰만 봐요, ... 고개 들면 앧르이 라이브로 무대를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