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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Bossanova,
명절을 앞두고 조기 퇴근을 시켜줘서 전시를 보러 갔다 본문
이 전시 굉장히 좋았다. 기술을 이렇게까지 세공해서 사용하다니. <작은 방주>는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원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건 욕망 때문일까 균형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이타심을 가장한 비겁함 때문일까. 머리를 갖게 되면 가벼워질까.
국현미 서울 지하 전시실에서는 항상 전시실을 하나씩 빼먹게 된다. 지난번에도 그래서 이번에 다시 와서 임옥상 작가님의 캔버스 작품들을 봤다. 뜨생진에 실을 사진도 다시 찍고.
강운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서는 커피소년의 '상처는 별이 되죠'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캔버스를 지나는 동안 상처가 옅어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동떨어진 하나는 상처가 아무리 옅어진다고 해도 그 상처의 크기와 본질이 사라지거나 작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이 전시를 보러 온 이유, 엄유정 작가님. 랍.
전시 타이틀 때문인지 백예린 님의 우주를 건너가 머릿속에서 자동재생됐다. 거의 완벽에 가까운 대칭에 가까운 작품들이 있던 2 전시실에서는 조금 발랄한 느낌의 뉴에이지 음악이, 대칭이 파괴된 3 전시실에서는 재에즈가 연상됐고. 그런데 왜 문신 미술관이 숙명여대에 있는 걸까. 의문을 가진 게 2015년인데 여태 찾아보지 않을 걸 보니 절실하지 않았네. 올해 안으로 이 전시와 엮어서 문신 작가님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싶다. 그렇게 해야지. 국현미 덕수궁의 디피는 정말 넘사.
원래는 전시를 하나 더 볼 생각이었지만 이 전시를 보고 나니 다른 생각을 밀어 넣지 않고 그 여운을 즐기고 싶어졌다. 그래서 그냥 지하철 탔지 뭐. 그런데 이래놓고 <슬램덩크> 보러 갔다. 오합지졸, 하자 있는 애들이 하나의 목표로 모여서 끝끝내 해내고야 마는 이야기에는 언제나 속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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