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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결한 태도, 본문

DAILY LOG

간결한 태도,

KNACKHEE 2023. 2. 11. 19:28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신체와 기억의 관계를 바탕으로 한다고 했다. 이는 이후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며 각각의 장소는 우리에게 각기 다른 정보를 주기에 어디에서 사는지가 작업과 삶 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했던 말과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또 작가는 젊은 날에는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며 그 안의 불안을 이야기하거나 관습에 반하는 것들을 표현했다면, 젊음의 에너지가 사그라들고 있는 요즘은 자연을 가까이에 두고 일상적인 것들을 이야기한다고 했다. 이를테면, 사슴 같은. 한 시기를 뜨겁게 불태우고 난 후 간결해진 태도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판화와 사진을 결합한 작업들과 작가가 예술과 종교의 공통점이 비가시적인 요소를 시각적인 표현으로 불러내는 점이라고 한 부분이 특히 흥미로웠다. 그런 면에서 작가의 작품은 신에게 올릴 기도의 내용을 작업이라는 제의식으로 수행한 구도의 결과물 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데 두 손을 모은 엄숙한 기도라기 보다는 명랑하게 양팔을 벌린 찬양 쪽인. 작가가 해부학적 탐구를 바탕으로 표현해 낸 신체 기관들은 각각에 새겨졌을 개별 물체들의 경험을 끝의 끝까지 파고들어 들여다보는 느낌이었다. 뇌가 아닌 몸에 각인되는 기억들은 어떤 종류의 것일까.
첫 번째 공간에 있던 <전환>을 한참 들여다봤다. 작품 속 인물이 굳게 걸어 잠궜다가 자유로울 수 있게 놓아준 것이 무엇일지 몹시, 궁금했다. 현재 페이스 갤러리 소속인 키키 스미스의 개인전을 위해서 미술관과 갤러리 사이에 어떤 업무적 협력이 있었을지 그 과정도 궁금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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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와 함께 놓인 다른 전시를 보면서는 관음과 관찰의 차이는 뭘지 고민이 되었다.

 

 

 

뜨생 60. 축축. <정이>를 보고 뜨생 친구들과 기억 이식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이게 데이터 수납/이전처럼 보편화되면 약간 기억이 DNA처럼 유전되는 것도 가능해지는 건가 싶었다. 그렇게 되면 진짜 괴이하고 괴롭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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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석순 컴백 이후로 내 하루가 온통 7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