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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아니 근데 진짜 정말 너무 좋음

KNACKHEE 2023. 3. 11. 22:30

 

 

붓의 결이 살아 있는 상공의 대기는 바다의 물결같이 느껴지기도 했다. 정주영 작가는 긋는 것처럼 칠하는 게 체화되어 있으며 붓글씨처럼 글씨를 쓰는 방식으로 작업한다고 했다. 그리기와 쓰기의 공존.
작가의 인터뷰 중에 붙잡고 싶었던 것은 작은 그림에도 많은 것이 들어 있을 수 있고 아주 큰 그림에도 구름 하나만 들어 있을 수 있다는 맥락의 말이었다. 어떠한 틀에도 갇혀 있지 않은 사람만이 취할 수 있는 태도인 것 같아서 닮고 싶었다. 유연하고 자유로워 보여서.
갤러리에 갔던 날은 유난히 어린이 친구들이 많았다. 그들은 마음에 드는 그림 앞으로 달려가 엄마 아빠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며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작가의 작업 영상을 유심히 바라보기도 했다. 왜인지 어린이 친구들을 달리게 했던 그림들은 조금 더 유심히 보게 됐다.
작가 인터뷰 영상을 보다가 문득, 전시 연계 영상에서 만난 대부분의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또 영상에서는 몇몇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주기도 하는데, 작가의 입으로 듣는 작품 설명은 큐레이터나 평론가의 텍스트와는 또 다른 역할을 하는 듯하다. 그것은 일종의 '원본'이어서 감상자가 2차 텍스트로 작품에 대한 스토리를 접했을 때보다 자신의 방식대로 생각하고 해석할 수 있는 여백이 더 커지는 느낌이다.
한번 집밖을 나서면 '나온 김에 이왕이면!' 하며 서너 개의 전시를 보는 편이다. 그런데 가끔 어떤 전시는 보고 나왔을 때의 감정을 다른 것들과 섞이게 하고 싶지 않아 이후의 계획을 취소하게 된다. 이 전시가 그랬다. 작가가 자신의 상공에 겹겹이 풀어 놓은 색과 결들은 꼭 하늘을 올려다 봤던 어떤 날의 장면이나 기분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갤러리를 나올 때에는 아주 충만한 상태가 되었다. 작가의 상공에서 한 시간이나 유영했더라고.

 

 

 

쉽지 않네,

 

 

나의 방앗간,

 

 

요즘 출근길엔 파이팅 해야지 듣고 퇴근길엔 7시에 들어줘만 주구장창 듣고 있어서 부석순 무대 뭐라도 해줬으면 싶었는데 파이팅 해야지 무대를 버r논 랩 파트 버전으로 보게 될 줄이야. 심지어 안 어울리는 노래 코너에서는 아직 민애옹 라이브로도 못 본 대취타를 조슈아 버전으로 보게 돼서 잠깐 캐럿 자아 넣어두고 아미 자아를 꺼내기도 했다. PANG! 진짜 좋아하는데 그걸 보컬팀 버전으로 보고, 아니 힙합팀 버전 매그행이요!? 아니 제가 우리 체리 보컬 음색 진짜 좋아하거든요 ㅠㅠㅠ 휴. 할미는 이제 돼써 ㅠㅠㅠㅠ 돌고 돌아는 노래만으로도 코찡인데 곡 둘러싼 애들 서사까지 더해지면 그냥 눈물바다 되는 거다.

팬미팅을 장장 4시간을 했는데 그중에 1시간이 앵콜 무대였다. 이번엔 앵앵앵콜곡으로 파이팅 해야지 돌리길래 아나스는 스킵인가, 하고 좀 아쉬웠는데 결국 다시 나와서 앵앵앵앵콜곡으로 아나스도 했다. 와, 진짜 너무 신나서 목 나가버렸지 뭐야. 같이 노는 무대들 너무 좋다. 파이팅 해야지 앵콜 무대 사진 = 이번 팬미팅 한 장 요약.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는 옆에 있던 캐럿분이 내리면서 달다구리 꾸러미를 주셨다. 정말 너무 따숩고 ㅜㅠ 진짜 캐럿랜드 만족도 1200%.

우리 원우 누나가 진짜 좋아해 ㅠㅠㅠㅠ 명호도 진짜 ㅠㅠㅠ 에스쿱스 얼굴 진짜 ㅠㅠㅠㅠ 정한은 왜케 예뻐, 미쳤냐고 ㅠㅠㅠ 승관이는 정말 너무 귀엽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런데 모인 사람들이 팬이 아니어도 무대이기 때문에 똑같이 좋을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들었다. 관중이 팬들처럼 똑같이 환호하고 응원법도 한다면, 팬들로 가득 찬 공간과 차이가 없을 수 있을까? 아, 전체적으로 부농부농한 콘셉트라 방탄 해피에버애프터 때 생각이 나기도 했다. 그때 아미밤 섬도 있었는데.
공연 후기 쓸 때는 아니 근데 진짜 정말 너무, 빼면 아무 말도 쓸 수 없다. 아니 근데 진짜 정말 너무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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