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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Bossanova,
마음이 부대끼지 않아서 이상해 본문
우직하고 정직한 회화.
전시의 초입부터 그의 작품 속 시간이 몇 시일지 궁금했는데 이 답은 전시 후반부에 있었다. 새벽. 그가 거리로 나가 그림을 그린 시각은 거리에 인적이 드문 새벽이었다. 푸르스름한 그림자와 높은 명도의 공존을 만들어낸 건 새벽빛이었구나. <북한산> 봉우리에 스며들기 시작한 새벽빛은 몇년 전 오버트라운에서 봤던 이른 아침의 할슈타트를 떠올리게 했다.
정물화에 반복해서 등장하는 장미와 레몬, 노랑 컵, 꽃병, 그리고 창문 너머의 북한산과 인왕산 등을 통해 작가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것들과 그의 공간을 상상해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다. 단촐하지만 생활에는 무감해 정돈되어 있지 않은, 손님의 방문은 애초에 생각도 하지 않았을 것 같은 외골수 예술가의 공간이 그려졌다.
그림 속에서 그가 작업하던 시기 강북의 골목들을 살피는 것도 즐거웠다. 눈에 익은 구조와 색들, 그 모습이 여전히 남아 있는 아는 골목들. 지금 당장에라도 밖으로 나가 코너를 돌면 마주칠 것만 같은 풍경들. 작품 속 갈래길 중 어느 쪽을 선택해 그림 안으로 들어갈 것인지 상상해보기도 했다.
경제학에서 선로를 틀어 짧게 그림을 배우고 오랜 기간 자신만의 작업에 몰두한 작가의 첫 개인전은 그의 나이 55세 때 열렸다고 했다. 이게 괜히 기쁘더라고. 지금의 나에게도 너무 늦은 건 없다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물론 아주 성실한 몰입이 전제되어야 하겠지만 말이다. 전시 초입에 놓인, 작업에 대한 집요한 고찰이 담긴 노트가 그림들 만큼 좋았다.
이 전시는 그의 작품을 다량 수집한 두 명의 컬렉터에 의해 성사될 수 있었다고 한다. 어떤 애정은 역사를 만든다.
Picasso and His Environment가 피카소와 동시대 거장들,로 번역되는 건 너무 의역인 거 아닌가,... 이 전시는 입장부터 난관이었는데, 모바일 티켓을 발급받았음에도 인포에서 실물 티켓으로 교환받아야 했고 그 안내를 한쪽 출입구에만 해두어서 반대편 출입구로 들어온 나는 바로 입장 줄에 섰다가 다시 티켓 줄로 가야 했다. 사람은 또 엄청 많았고. 이렇게 비효율적일 일인가.
드디어 포셋에 가봤고, 장멍날 작가님 그림 너무 취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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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크게 마음이 어려운 일이 없다. 마음이 부대끼지 않는다. 그래서 너무 불안하고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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