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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퍼와 풀 본문
조세핀에게 뮤즈라는 표현은 정말이지 너무 작다. 김향안 님도 그렇고 조세핀도 그렇고 완전 매니지먼트 대표지. 이 전시를 아예 조세핀 니비슨 호퍼의 회고전으로 콘셉트를 잡고 풀어 나갔어도 흥미로웠을 것 같다. <작가의 장부>는 진짜 무슨 일이야. 완벽하게 섬세하고 귀여웠다.
전시에는 에드워드 호퍼가 잡지 등의 삽화가로 활동하던 시기의 작품이 많았다. 그는 하루빨리 삽화가에서 예술가가 되고 싶었겠지만, 삽화가로 지낸 시간 덕분에 오늘날 우리에게 알려진 예술가로서의 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맥락에서 영지 님이 진행하는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의 기범 편이 생각나기도 했다. 본인보다 회사의 의견을 더 많이 따라야 했던 시기에 대한 질문에 기범은 이렇게 답했다. "이제 와서 돌아보니까 그 시간이 약간 필요했어. 인사이트나 시야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었으면 더 좁았을 거예요." 어떤 것이든 쓸모없는 건 없고, '이게 맞나? 나 지금 뭐 하고 있지. 진짜 하고 싶은 건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으로 가득했던 시기도 돌아보면 결국 쓰이게 될 무언가를 갈고닦는 인내의 시간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Blackwell's Island>(1911)는 고개를 돌려 마주하자마자 우와, 하고 감탄을 내뱉었다. 작품 속 조도가 진짜 좋았다. 서서히 밝아지고 막 반짝이기 시작한, 이제 막 해가 드는 아침 출근 시간 같았다. 뉴욕 파트에서 <House at Dusk>(1935)의 조도 표현도 발걸음을 붙잡았다. 이 작품을 보면서는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돌아온 그가 예술계의 인정을 받기 위해 트렌드에 맞춰 미국적 풍경을 담으려 했다던 설명이 떠올랐다. 그는 결국 해냈구나, 싶었지.
그의 가장 잘 알려진 작품 중 하나인 <Nightawks>(1942)가 습작으로만 온 건 좀 웃음버튼이었다. 왔다고 하기에도 안 왔다고 하기에도 애매한. 이것과는 별개로,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에 그려낸 완성에 가까운 습작들을 함께 볼 수 있었는데 작가들의 이런 고집스러운 성실함을 마주할 때마다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
늘 어려운 건 '작품과 작가를 별개의 것으로 놓고 감상해도 괜찮은가'의 문제다. 그렇지. 문제지. 작가를 떼어내면 작품은 대부분의 맥락을 잃어버리고 마는데. 전시를 보는 내내 작품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다가도 이 문제가 떠올라 마음이 복잡했다.
그리고 무려 3년 만에 나온 뜨생진 Vol.01.
_
논문 쓰기를 그만 두겠다는 메일에 교수님은 이런 회신을 주셨다.
"재희 씨, 그래요. 어떤 결정이든 하면 또 그 방향으로 앞으로 나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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