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Bossanova,

럭키 본문

DAILY LOG

럭키

KNACKHEE 2016. 12. 21. 23:21

 

고백하자면, 1도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다. 심지어는 어차피 안 될 거, 하지 말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래도 팬클럽 선예매니까 있는 기회에 도전이나 하자, 하는 마음이었다. G는 PC방까지 갔지만 나는 퇴근하는 고속도로 위 버스 안이었다. 로그인한 창을 내려두고 웹툰을 보다가 오픈 시각에서 2분이 지나서야 헐레벌떡 창을 전환했다. 로그인까지 풀려버리는 바람에 다시 로그인하는 데만(벌써 접속 트레픽이 터져 모든 과정이 정말 느렸다) 2~3분이 걸렸다. 처음엔 스탠딩 바로 뒷 좌석을 선택했는데 이미 만석. 그런데 심지어 이게 되고 있는 건지 안 되고 있는 건지 몰라서 아무 데나 눌러서 어찌저찌 좌석 선택 화면으로 넘어갔는데 빈 좌석이 몇 개나 있는 거다. 이때부터 심장이 폭발할 것 같았다. 적당한 좌석을 고르고 또 오래 기다려 결제 화면으로 넘어갔는데 그러면서도 이게 되는 게 맞는 건가, 내가 뭐에 홀린 건 아닌가, 가짜 페이지를 보고 있는 건가, 안 되는데 나만 되고 있는 화면을 보고 있는 건가,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비현실적이었다. 그리고는 잠시 고민하다 3개월 할부로 카드를 긁었다. 애들을 보고 와서도 한 달을 더 납부를 해야 한다. 여하튼. 아직도 기분이 얼떨떨한데, ... 얘들아! 누나 너네 보러 가! 엉엉. 며칠 전에 G를 만나서 얘길 할 때만 해도 애들이 아프리카에서나 공연을 해야 우리가 볼 수 있지 않을까, 살아 생전 애들을 볼 수는 있을까, 이런 얘길 했는데. 이렇게나 빨리 애들을 보러 가게 될 줄이야. 물론 스탠딩석이 아니니까 그냥 면봉 정도로만 보이겠다만. 애들이랑 같은 공간에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 럭키. 올해 운이 별로더라니 여기에 몰빵한 듯. 그런데 정말 여기에 다 몰빵한 거면 남은 올해는 어쩌지? 하는 멍청한 생각도 잠깐 했다. 다음 달에 아미밤도 사야지. 룰루.


 


'DAILY 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단어는  (0) 2016.12.24
잔잔하고 다정하게  (0) 2016.12.22
즐거운 작당  (0) 2016.12.17
외국인 아저씨  (0) 2016.12.15
진기야  (0) 2016.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