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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바래는 빛 * 빛이었다고 생각한 장면들이 내 안에서 빛이 바래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맥락에서 떨어져 나와 존재하는 장면은 힘을 잃는다._ 그때의 장면들은 여전히 사랑스럽고 애틋하지만 지금은 다른 맥락이 생겨버린 탓이다. 과거에 계속 머무를 수 없다. 무엇보다, 현재의 내 안에 빛이 없으면 어떤 장면이든 빛이 바래게 돼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영원한 빛으로 마음과 인생을 채워야 하는데 자꾸 넘어지기만 한다._ 지난 토요일 밤에는 과거의 일기들을 펼쳐봤다. 지금보다도 더 성긴 생각을 갖고 있던 시절의 내가 튀어나와 당황스러웠다. 모든 감정이 넘쳐 흘러 스스로 통제할 수 없던 시기처럼 보였다. 그 과정들을 그때 거쳐 지금의 내가 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때가 아니라 지금 그러고 있는 건 상상만 해도, ... ..
계획 나는 계획이 없었다. 늘 절박하지 않을 정도로 하고 싶은 것과 그날의 내가 할 수 있는 혹은 해야 하는 일들이 있을 뿐이었다. 미래가 불안한 날도 있었지만 살아 있는 상태라면 뭐라도 하고 있겠거니 하는 막연한 낙관이 더 컸다. 그래서 항상 미래의 모습을 묻는 말에 답을 하기가 어려웠다. 알 리가,라고 대답할 수는 없으니까. _ 어쩌면 기준이 낮은 사람인 건지도 모르겠다. 초등학생 땐 대체로 반에서 2등을 했다. 엄마는 펄펄 뛰었고 나는 그 앞에서 죄송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실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중학생 때는 전교에서 14등을 했다. 엄마는 또 혼을 냈고 나는 또 죄송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마찬가지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고등학생 때는 겨우 심화반 끄트머리에 들어갈 정도의 등수를 유지했다..
두렵다 오늘 기획회의 땐 다들 방향을 잃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_ 가끔은 사는 게 힘든 것도 어려운 것도 아니고, 살아 있다는 그 자체가 두렵다. 나는 내게 있는 생명이 두렵다._ 더 구체적으로는. 내 생명이 내 것인 줄 알고 내 맘대로 쓰다가 끝나버릴까 봐._ 제일 문제는 뭐냐면, 내가 나를 너무 좋아해서 놔버릴 수가 없는 거다. 그래서 너무 대충 살 수도, 다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도, 마음을 사리지 않을 수도 없는 거다. * 지난주 말씀 / 잠언 19장 21절 "계획의 일부"위대함과 큰 것은 동의어가 아니다. 내 계획은 미래에 대한 욕구인 경우가 많다. 물론 계획은 나쁜 게 아니다. 그런데 내 계획은 얼마나 내 욕망에 기대고 있는지는 생각해 봐야 한다. 좋은 직장, 멋진 휴가, 편안한 노후. 그런데 우리 ..
보람 멋진 B와의 만남. 야 이거 너무 행복하다.
29 29 상황은 늘 녹록지 않을 테니, 매년 더 단단한 믿음과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길. 축하해, 생일._ 해야 하는 걸 해야 하는 만큼 하고 좋아하는 걸 잔뜩 하자._ 하루를 정말 잘 보내고 있었는데 막판에 기분이 틀어졌다. 나중에 아주 많이 후회해도 괜찮으니까 아빠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너랑 너랑 노랑 * 너랑 너랑 노랑. 1차 맥주, 2차 와인, 3차 싱글몰트. 알찼네. _ 존나 안다, 시발! 지난 금요일엔 너무 얼척 없는 일이 있어서 친구랑 통화하다 저렇게 말했더니 내가 널 십 년을 넘게 알고 지냈는데 그런 말 하는 건 처음 듣는다며 친구가 엄청 웃었다. 그러게. 나도 평생 처음 해봐, 저런 말. 그런데 사실 속으론 많이 해봤다. 낄낄._ 당연한 걸 왜 묻지, 란 생각이 드는 질문을 받았을 때 기분이 썩 별로인 건 의심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인가._ 나에 대한 상대의 마음이 그냥 거기까지인 걸 알았을 땐 그만 질척이고 마음을 덜 바라야 하는데 매번 그게 잘 안 된다. 깔끔한 사람이고 싶다._ 그 사람은 이미 너무 유명해서 시도에 의의를 두는 것밖엔 안 될 거고 그 사람은 너무 안 유명해서 안 된대..
190622-23_MAGIC SHOP 월드 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아이들의 첫 무대는 Mi Casa, 였다. 잘 왔어, 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Love Maze는 거울이란 미로를 무대 장치로 활용했다. 알엠 당신 정말. 거울에 대고 (지껄여봐!) 제스처를 하는 이 무대는 모두가 섹시했지만 쏟아내는 남준이 정말 섹시해서 이 무대 보고 나가도 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첫날 134340을 부를 때는 정국이가 코앞에 있는 팬한테 얼굴을 들이대고 애교를 부렸는데 남이 계타는 걸 실시간으로 보고 있자니 정말 속이 탔다. 아니 그런데 김태형 얼굴 정말. 투모로우 무대 이렇게 섹시한 거 이번에 처음 알았고, 둘째 날 바꿔 부른 웨일리언52는 이변 없이 좋았다. 웨일리언52 무대 할 때 바지핏 다들 예술이었고. VCR 나온 후에 이어진 무대는 We Are B..
도서전 이번 도서전에서는 책을 팔기 위해 책 빼고 모든 것을 팔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해야만 팔리는 걸 우린 왜 애써 만들고 팔아야 하는 걸까? 책이 최선의 매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일단 그런 프로그램들이 책의 판매와 독서량의 증가로 이어지는지가 궁금했다._ 아시아 독립출판물 파트가 가장 흥미로웠고 성심당이 가장 핫했다. 민음사 부스에 들어섰을 때는 정말 감탄하면서 자본이 최고다! 하고 외쳤다. 독립출판물 부스에서 의 한 장면이 담긴 그림을 샀다. 보자마자 이건 사야해! 하는 마음에 주저 없이 작가님을 찾았다._ '젊은 세대의 독서 2 : 독서 진흥 방안'이란 타이틀의 강연을 들었다. 스웨덴, 그리스, 프랑스의 도서전 관련 인사들이 각국의 사례를 중심으로 강연을 하는 자리였다. 너무 초점이 유아동에 맞..
드릴 좋은 마음이 없었던 주일 전날 너무 늦게 잤더니 예배에 집중하기가 어려웠다. 그제부터는 그만 살고 싶어졌다. 그런 생각이 드는 자체가 정말 싫었다. 대개 돈에 대한 압박과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한 부담이 한꺼번에 밀려올 때 그렇다. 할 수 있을까, 싶어서. 실은, 도망치고 싶어서. 카페에 앉아 3시간 정도 정리를 하고 나니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하면 어떻게든 될 일인데 앞서는 걱정이 늘 나를 나쁜 쪽으로 몰고 간다. 그래서 오늘 예배 땐 드릴 좋은 마음이 하나도 없었다. 괴로웠다._ 송도에 처음 생긴(내 기준) 카페 드 모임, 이란 카페가 있었다. 아마 내가 스무 살 때였던 것 같다. 그러다 5~6년 전에 없어진 걸 보고 무척 아쉬워 했는데 같은 자리에 같은 이름으로 카페가 다시 생겼다. 사장님도 그때와 같은 분이신듯._ 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