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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예쁘고 민윤기도 예쁘고 내 썬구리도 예쁘고

KNACKHEE 2023. 6. 3. 20:58

 

문화예술, 인문사회 분야에서 통사론적 구성의 책들에 가장 자주 사용되는 제목 중 하나는 '하룻밤에 읽는 뫄뫄'다. 이 전시를 보면서 '하룻밤에 보는 한국 근현대 미술사'란 단어 조합이 떠올랐다. 이 작품들을 곳곳에서 데려오느라 고생하셨겠네, 싶기도 했다. 알찼네.

장욱진 작가님의 작품은 이변 없는 행복이었고 이인성 작가님의 <비목>(2)은 꼭 바닷속 풍경 같아서 자꾸 눈길이 갔다. 소를 그린 작가들이 많았고, 소는 서양의 아그리파상 같은 존재였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서양의 거리화에서 자주 보던 터치로 우리의 거리를 담아낸 것도, 에칭으로 비극의 얼굴을 담아낸 것도 모두 변월룡 작가님의 작품(4-5)이라 놀랐다. 이분 공부해야지.
권진규 작가님의 <달을 보는 기사>(7)는 오 뭐야- 달을 보는 기사라니. 낭만적이잖아, 하면서 좋아했는데, 같이 간 G가 그게 아렘 소장품이라고 알려줬다. 알앤뷔 갬성 어디 안 갔네. 넘좋. 가장 즐거웠던 건 김종영 작가님의 <자화상>(8)! 입이 귀에 걸려서 작품을 찍고 있으니 G는 저런 스타일을 정말 좋아하네-, 하며 웃었다. 마지막 조각 전시 공간을 나와 전시장 안에서 만났던 문신 작가님의 작품을 올림픽 공원에서 다시 마주한 것도 소소한 즐거움이었다.

눈에 익은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도, 더 익숙해지고 싶은 작가님들을 많이 만나게 된 것도 좋았다. 그런데 박래현 작가님은 글도 잘 쓰시는데 그분의 그림 옆에 남편인 김기창 작가님의 코멘트를 얹어 놓은 건 좀 의아했다. 왜죠.
아, 이날은 전시도 전시지만, 날이 좋아서 쨍하고 맑은 올림픽공원의 풍경을 보는 것도 즐거웠다. 또 아, 전시 연계 굿즈 중 이중섭 작가님의 편지화를 활용해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만든 것에서 여러 번 감탄하며 삼성페이를 켰다. 이중섭 작가님의 세계를 살필 때 작품만큼 중요한 게 편지니까! 이런 맥락 있는 굿즈 너무 좋고요.

 

 

드디어 마음에 드는 틴트 선글라스를 샀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까 이거 인터넷에서 내가 산 거에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팔더라고,...

 

 

덕메와 민애옹 일본콘을 극장에서 라이브로 봤는데, 너무 예쁘고 무대 천재여서 좋았지만 솔직히 덕메의 제안이 없었다면 5-6만원 씩이나 주고 이걸 보지는 않을 것 같다. 어차피 곧 한국 콘서트를 갈 거라 정말 라이브로 볼 걸 스크린으로 먼저 봐야 한다는 게 정말이지 내키지 않기도 했고. 그런데 이번에 추첨제였어서 나만 가게 된 거라 극장에서 라이브뷰잉을 보자는 덕메의 제안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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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만난 Y님은 만나는 사람들마다의 이상형, MBTI 등의 정보를 수집하길 좋아한다. 그날 나눈 질문과 답의 기록.

 

사랑은 뭐라고 생각하나? "성실함이다."

어떤 사람이 멋진가? "좋아하는 걸 깊이 있게 알아가고 이것이 바탕이 되어서 그것에 대해서만큼은 남들이 어떤 의견을 말하건 아, 그래, 그런데 나는 이러이러해서 여전히 그게 좋아, 라고 흔들림 없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멋지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고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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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DKZ 유닛 무슨 일이야. 고음 쭉쭉 뽑는 애들 데려다가 랩을 시키면 어쩌라는 거지. 그리고 부석순이 했던 직장인 타깃 콘셉트 그렇게 어설프게 막무가내로 따라하면, ... 진짜 왜그랬지. 더 잘 어울리는 콘셉트가 분명 있었을 텐데. 이건 진짜 소속사가 게으른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