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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글쓰기 수업

KNACKHEE 2018. 2. 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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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수업을 듣는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사기를 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거나 글을 써서 돈을 벌어 먹고 사는데 내가 쓰고 있는 글이 돈을 받을 만큼의 글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처음 들어간 회사에서는 편집장님이 내 글쓰기를 높게 사줬고 두 번째 회사에서는 팀장님이 남의 글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타입이었으며 세 번째 회사에서는 너 정도면 됐어, 하고 그냥 맡겨 두는 편이었다. 지금 있는 곳에 조는 아예 글을 볼 줄 모르는 사람이었고. 맞춤법도 모르는 멍청이한테 뭘 바래. 그리고 바뀐 팀장님은 너무 바쁘다. 피드백 없이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쓰다 보니 한계에 부딪쳤고 어느 순간 나는 여전히 글은 쓰고 있었지만 /글 쓰는 법을 까먹은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여하튼 그래서. 글을 봐 줄 사람이 필요했고 비용을 지불했다.
글쓰기 수업에서는 각자 쓰고 함께 읽고 함께 이야기했다. 선생님은 가감없이 지적했다. 나는 무척 부끄럽고 창피했지만 그런 과정 자체가 기뻤고 일상에 활력을 줬다. 워크숍 때문에 첫 번째 수업을 빠지고 참석한 두 번째 수업에서 선생님은 읽는 이가 글의 의미를 고민하게 해야 한다, 고 했다. 문장의 해석이 아니라. 그렇기에 더 정확하게 써야 한다. 뻔한 소리 같겠지만 상기하려 애쓰지 않으면 문장에 취해 잊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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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귀요미 사진 선생님께서 꺄르르꺄르르 웃으며 나으 열쩡을 인정해주셨다. 남 찍어주는 걸 좋아한다. 상대가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울 때 그렇다. 정말 파파라치 못지 않게 찍는다. 요즘엔 내가 찍히는 것에도 자연스러워지려 노력 중이다. 그러니까 아무렇게나 찍혀도 아무렇지 않을 수 있게. 오히려 그걸 즐거워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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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기분이 꿀꿀해서 꽃을 샀더니 꽃밭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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