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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 Bossanova,
pink atmosphere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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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 대기는 분홍색이었다. 요즘들어 출퇴근 시간이 길다는 게 다시 괴롭다. 이 괴로움은 한동안 잠잠했다가 또 한동한 격렬해졌다가. 늘 반복되는 감정. 나도 아침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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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버스 기사 아저씨가 급정거를 하는 바람에 무게를 실어 오른쪽 새끼손가락을 앞 좌석에 찧었다. 좌석에 끼어 있던 새카만 세월의 때가 손가락에 옮겨 와 좀체 지워지지 않았다. 자고 일어나니 손가락을 굽힐 때마다 이물감이 심했고 다 굽혀지지도 않았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다쳐서 깁스를 하기도 했던 부위라서 괜히 더 걱정이 됐다. 회사 근처 정형외과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다. 흰 뼈가 출력된 필름을 보며 난데없이 /손이 예쁘다/고 생각했다. 뼈에는 문제가 없었다. 병원의 모든 것이 낡고 예스러웠다. 오랜 기간 그 자리에 앉아 진료를 봐 오셨을 할아버지 의사 선생님은 적당히 친절하고 적당히 깔끔한 태도로 진료를 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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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점심 먹으러 나가서 굳이 음식 사진을 찍는 편은 아닌데 이건 꼭 찍고 싶었다. 그만큼 감동적인 맛. 감칠맛이 대단한 콩나물 국밥이다. 심지어 오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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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일 오후에 만난 노란 벽. 이곳을 지나다닌 지 1년 반이나 됐는데 이제야 봤다. 눈이 있다고 다 보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