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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변화 구성과 끝없는 여정

KNACKHEE 2019. 8. 16.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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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구성>의 머물지 않는 정물들. 망설임 없이 성급하고 싶다. 올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전시였다고.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의 어둠 속 기묘한 아름다움을 변주한 정물 사진 작업은 시각을 자극하는 직관적인 아름다움으로 가득했다. 전시장을 채우는 음악은 찬창 너머 구름의 속도에 맞춰 흘렀다.







<변화 구성> 다음은 <끝없는 여정>. 내내 궁금했다. 왜 최고의 이야기는 전부 비극이라고 생각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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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에 본 코코 카피탄의 전시가 생각났다. 상업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인지도를 쌓아야만이 개인 작업도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인지, 그렇지 않고서 오롯이 개인 작업만으로 퍼블릭한 인지도를 얻기는 어려운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제임스 진은 작품에서 어떤 이상향이 아니라 현실의 혼돈을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완벽하게 읽어낼 수는 없겠지만 작가는 이렇게 거대하게 자신의 잠재의식과 욕망을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이 전혀 아무렇지 않은 걸까? 어떤 메시지가 아니라 그야말로 무의식이고 본능인 건데. 블루존의 그림들은 자유롭게 부유하고 하강하면서 언제 서로를 공격할지 모르는 상태였다. 그림 속 개체들은 아무도 서로 소통하지 않는 상태로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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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설명을 시작하는 문장의 모든 주어는 '롯데뮤지엄은'이었다. 뮤지엄 자의식 대단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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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전시를 함께한 수링과는 정말 천천히 유대를 쌓아가고 있다. 이렇게 세밀하고 조심스럽게 쌓아가는 관계는 오랜만이라서 더 조심스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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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점점 더 나쁘게 만드는 건 어떤류의 절박함들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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뫄뫄씨는 지금 나이가 깡패예요, 라는 말을 들었고 나는 그 앞에선 민망하게 웃으면서 어- 저 많이 먹었는데, 했지만 실은 그 말을 아주 믿고 싶었다.




* 이번 주 말씀 / 디모데후서 04장 09절-18절 "위대한 유산"

디모데후서는 사도 바울이 감옥에서 순교 직전에 쓴 마지막 편지다. 그의 이러한 모습은 우리가 생각하는 성공한 주의 종의 모습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지막 순간에 바울의 관심사는 온통 사람들(동역자들)이었다. 동역자들이야말로 그가 이 땅에 남기는 복음을 위한 유산이었다.

기독교에는 개인적인 복이나 성공에 대한 메시지가 없다. 그렇기에 '우리'라는 아이덴티티에서 멀어져선 안 된다. 그리고 '우리'를 이룬 우리가 이 땅에 복음을 위해 남길 것 역시 사람, 이다.

선악과는 하나님 앞에 독립을 선언한 반역이자 죄의 사건이다. 이후 인간들은 가장 외롭고 공허한 존재가 됐다. 죄를 지어 영혼까지 망가진 것이다. 그런 인간들에게 하나님은 옷을 만들어주신다. 죄를 덮어주시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invest의 라틴어 어원은 옷을 덮어주다, 란 뜻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상처받을 수 있는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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