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Bossanova,
마음 본문




크리스마스 양말을 신고 빨간 좌석버스를 탔다. 대학원 동기 분들을 만나서 마티스 전을 보기로 한 날이었다. 조금 일찍 움직인 덕분에 재료가 빨리 소진되는 맛집에서 점심도 먹고 전시 관람도 사람이 적을 때 할 수 있었다. 자유 관람을 하고 도슨트까지 듣고 나오니 사람이 우글우글. 컷아웃 기법으로 작업한 말년의 작품들이 있는 공간이 가장 좋았고, 특히 /마음/에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두 개의 폴더에 각각의 마음을 넣어놓은 것 같이 읽혔다. 그렇지만 나란히 놓인. 그런데 전체적으로 드로잉과 컷아웃 작품이 많았고 기대했던 강렬한 색채들의 작품은 거의 없었다. 그리고 전시의 구성도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가 잘 보이지 않아서 다소 아쉬웠다. 별개로, 마티스의 그림을 어떤 형태로든 처음 접한 건 엄마가 A사에서에서 주문한 핫초콜릿 박스에서였다. 전시에 오지 못한 <붉은 방>이 검은색 상자 위에 프린트돼 있었다. 그래서 그 그림을 떠올릴 때마다 입 속에서 A사의 핫코촐릿 맛이 감돈다. 근데 그거 진짜 맛있는데. 핫초콜릿 중에 최고 아닌지, ...
자유 관람을 마치고 도슨트 시간까지 틈이 생겨서 컷아웃 체험존에 앉아 오리고 붙이는 행위에 집중했다. 어차피 가져와봤자 버리게 될 게 뻔해서 그냥 두고 왔는데 같이 갔던 동기분이 영상으로 찍어서 보내주셨고 영상으로 갖고 있긴 무거워서 캡처를 했다. 얘들아 보이니, ... 저기 보라색 동그란 거, ... (갑분 덕질 ㅋㅋㅋ) 관람을 마치고는 헤어지기가 아쉬워 맥도날드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다 1학기 때 조별 과제 때문에 만난 서로가 이 대학원에서의 모든 '사/람/들'임을 인지했다. 유일하면서 가장 좋은 분들이기도 한 것 같아서, 기쁘네. 아니 진짜 이상한 사람 많더라고, 여기도. 나는 진짜 그런 단어 쓰는 사람 처음봤잖아. 공산당인 줄. 그런데 웃긴 건 여기서도 분란을 조장하는 사람들이 다 XY라는 거다. 성비 비율로 봐도 6:1 정도로 진짜 적은 수인데 말이지. 아, 그리고 맥날에서 동기분들에게 휴학 의사를 고백했다가 한 시간 만에 설득당해서 철회했다. 쉬운 사람.

그리고 역에서 만난 석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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