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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BE에서 HIVE로 BATON 터치

KNACKHEE 2021. 6. 26. 20:02

가사 작업 관련 인터뷰에서 왜 예전에 쓴 가사들을 다시 쓰냐는 질문에 윤기는 같은 가사를 쓰더라도 변화한 가치관과 생각 등에 따라 다른 맥락으로 사용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듣고는 아, 하고 마스크 속에서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과거의 나와 변화된 지금의 나를 동시에 담을 수 있는 방식이잖아. 아니 그리고 그 영상에서 민윤기 너무 예쁨 ㅠㅠㅠ

전시 구성에는 제임스 진 작가가 애들의 특징을 수집하고 관찰해 표현한 작품이 있었는데 그중에 윤기를 표현한 작품이 정말 너무 귀여웠다 ㅠㅠㅠ 어떻게 고양이와 바다를 매치할 수 있는 건지! 너무 귀엽고 대단해서 다른 전시 공간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돌아와 그림 앞에 섰다. 작품마다 색을 어떻게 쓸지 스터디를 한다는 인터뷰를 보고는 지난 전시를 보며 운이 좀 좋은 작가이지 않았나, 하고 생각했던 게 뒤늦게 미안해졌다. 진짜 내가 뭐라고 그런 생각을 했단 말인가.

대체로 기획사는 규모가 커지면서 굿즈숍이나 식음료, 패션 쪽으로 자신들의 표현 수단을 확장하곤 하는데 하이브는 뮤지엄의 방식을 택했다는 게 흥미로웠다. 그런데 사실 그런 거 위버스샵에서 이미 다 하고 있긴 하지, ... 텍 마 머니, ... 휴.

사실 전시는 조금 묘했는데, 방탄 콘텐츠에 집중해 전시를 보다가 아, 맞다. 이거 방탄전 아니고 하이브전이지, 하고 깨닫게 되는 식이었다. 묘하게 방탄 위주이면서 방탄 위주가 아닌 것처럼 느껴지게 하려고 애쓴 너낌적인 너낌. 솔직히 특정 그룹을 넘어 특정 기획사의 팬이 되는 게 가능한 일일지는 아직 모르겠다. 팬을 단순히 빠순이, 덕후 개념을 넘어 '고객'으로 지칭하는 것을 보며 와, 좀 다른 걸 보여줄 건가 봐! 하고 내심 기대했는데 보다 보니 아, 고객은 ATM의 고상한 표현이었나 봐, 싶었거든. 고객의 경험에 집중한다고 해놓고 고객의 소비에만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닌지. 무엇보다 위버스샵의 CS 경험은 너무 최악이라 앨범 외에 변수가 생길 수 있는 무언가를 사기가 무척 꺼려진다.

방탄과 두밧두를 큰 화면으로 본 건 정말 좋았다. 역시 예쁜 건 크게. 참한 아이돌이 세계를 구할 거다.

한남에 있는 프리미엄 버전의 서른하나에 가서 키오스크로 주문을 했는데 일층에서 한참을 서성여도 우리의 것을 내어줄 생각을 하지를 않길래 물어봤더니 주문이 안 들어갔다고 했다. 내 카드에선 이미 돈이 빠져나갔는데,... 민초의 명칭에도 오가닉 어쩌고가 붙었던 것 같은데 뭐가 다른지는 눈치채지 못했다.

그리고 그 유명한 힛맨뱅 에그 타르트. SPC랑 만든 거라 사실 그냥 파바 에그 타르트 맛. 좀 더 겹겹이라는 게 다른 점일까?

그리고 나는 결정했다. 상반기의 아름다움은 이걸로 해야지. 오랑주리의 수련 연작과도 같은 작품은 밝은 공간과 어두운 공간에 서로의 조각들이 이동해가는 듯한 모습이 마음을 울렸고, 흩뿌려져 있는 노란 물감들은 밤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는 도심 같은 느낌을 자아내기도 했다. 특히 쇼윈도 중앙에 있던 작품은 '아름다움'이란 단어가 그림이 된다면 이것일까, 싶을 정도로 침착하고 깊게 아름다웠다. 작가의 작품들로만 채워진 패쇄된 공간에 있고 싶다고 생각했다.

생일 전야를 함께해준 덕메에게 감사의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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