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Bossanova,
가서 좋긴 했는데 누워 있지 못한 건 여전히 아쉽고 본문
지난 키아프에서의 우물쭈물은 넣어두고 이번 화랑미술제에서는 전투적으로 작가님들과 작품을 궁금해했다.
인서타에서 후기 사진 보고 너무 놀라서 "이 작가님 누구예요?" 하며 P님에게 디엠으로 물었던 작품. 도착해서 맵 손에 넣자마자 최수인 작가님의 작품이 있는 부스부터 확인했다. 일단 대기 명단에도 올려보고,... 흑흑.
인상적이었던 캡션 형식.
아긔자긔했던 작품.
전예진 작가님 작품 앞에 서서 나는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기로 결정했다. 물감을 색연필로 긁어 표현한 디테일은 꼭 자개같은 빛깔을 내기도 했다. 늘 부동산이 부족해 큰 작품을 못 사니까 소품이라도 데려와야지 싶어 눈을 돌린 벽은 이미 휑했다. 설명을 해주신 큐레이터님은 설명하는 목소리에서 작가님과 작품에 대한 애정이 뚝뚝 떨어졌다. 질척여서 인친도 하고 머지 않을 미래에 있을 작가님 전시에 가서 작품도 데려오고 술도 한잔하기로 했지.
안지산 작가님의 작품을 생각지 못한 부스에서 만나서 엇, 뫄뫄 갤러리 소속이신 거 아니었어요?! 하고 묻고 아직 프리이신 것 같단 답을 들었다. 폭풍 시리즈 이미 완판이었고,... 또 슬쩍 리스트에 연락처를 남겨보고,... 이거 집에 있는 책이랑 굿즈 다 팔아도 안 되겠는걸. 로또가 답인가(라고 말만 하는 새럼).
아무리 봐도 요즘 너낌이라 변웅필 작가님은 젊으신 편인가요? 하고 물으니 70년대생으로 이전에는 지금과 전혀 다른 결의 작업을 하셨다는 정보를 주셨다. 미술관 소장도 여럿이라 이전 작업으로는 예술성을, 바뀐 작업으로는 대중성을 얻으셨다고. 유화를 이렇게 매끄러운 표면으로 표현해낼 수 있는 건 보통 내공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여주셨다. 아니 진짜 질감 섬세하게 구현한 디지털 프린팅이라고 해도 믿을 뻔.
하. 유재연 작가님은 그냥 사랑,...♥ 작년 전시 때도 이미 늦었는데 이번에도 늦어서,... 큐레이터님의 도움으로 현장에서 온라인 대기를 걸었다. 흑흑. 돈 많이 벌고 싶다.
강렬한 인상의 작품 앞에 헉, 하고 서 있으니 큐레이터님이 오셔서 가만히 갤러리 리플릿을 건네 주셨다. 그러면서 이은 작가님은 95년생이라고 알려주셨다. 갤러리 이름이 조금 보수적이었기에 놀라서 와, 엄청 젊으시네요! 어떻게 그런 파격적인 스카우트를 하실 수 있었나요? 하고 여쭈니 인자하게 웃으며 작품이 좋아서,라고 답하셨다. 그럼 이 작가님 작품은 주로 팔로워분들이 구매하셨나요? 하는 질문에는 갤러리와 신뢰를 쌓은 컬렉터분들이 갤러리의 안목을 믿고 소장해주신다고 알려주셨다.
멀리서 디지털 작업인가? 하고 가까이 가서 보니 전혀 아니었다. 큐레이터님께 전영진 작가님은 마스킹 테이프를 활용해 물감을 매끄럽게 쌓아올리신다는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갤러리신라 부스. 단연 이번 페어의 기획력 짱짱 원톱이 아닐까. 브랜딩과 마케팅을 한큐에 해결해버리다니. 보면서 곧 진행할 프로젝트에서 우리는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을지, 어떤 질문이 우리의 본질에 가장 맞닿아 있는 것일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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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답과 공감이 갔던 웃픈 답.
한지민 작가님의 이 작품은 꼭 인디 뮤지션의 뮤직비디오 같은 느낌이라 데려오고 싶었다. 복잡한 마음에 운동장을 여러 바퀴 돌고 털썩 누워버린 학생 같았다가도 사는 게 지난해 집에 돌아와 겉옷만 겨우 벗은 채로 침대에 털썩 떨어져버린 사회인 같기도 했다. 올해 전시도 하신다고 하니까 꼭 가야지!
아직까지는 마음에 들게 빠지고 있는 색.
사실 페어 장소가 집에서 너무 멀고 그 주엔 이미 염색과 독서모임으로 주말 일정이 잡혀 있어서 그냥 스킵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 있었는데 안 갔으면 어쩔 뻔했나 싶었다. 내가 뭘 놓친 줄도 모르고 즐거웠을 거 생각하면 아찔하네. 그렇지만 누워 있을 수 있는 날이었는데 그러지 못한 건 여전히 너무 아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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