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e Bossanova,
여름의 첫 날과 둘째 날 본문
여름의 첫 날,










늦잠 자고 병원 문 닫기 전에 택시 타고 부랴부랴 가서 진료를 받았다. 눈이 계속 불편해서 간 건데 오른쪽 안구에 상처가 나 있다며 안구 건조증 안약과 상처 치료용 안약을 한보따리 처방해줬다. 그런데 상처 치료용 안약에 대한 가이드가 없어서 약을 받으며 약사분께 "이 약을 그만 넣어도 되는 타이밍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라고 물었는데 조금 당황하면서 "어, 일단 처방전에는 안구 건조증 안약이랑 5분 텀으로 넣고, 둘 다 꾸준히 넣으라고 되어 있어요." 했다.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해 찝찝한 마음으로 나한테 맛있는 거 먹이러 갔다. 와인도 한 잔 곁들여서 라따뚜이를 촵촵 먹고는 스벅에 진을 쳤지. 교수님께서 사례 매치를 피드백으로 주셔서 자료 리서치를 한참 했다. 세상에서 리서치가 제일 재미있지 진짜. 그러고는 그 자리에서 저녁 수업까지 듣고서야 집에 돌아가는 버스를 탔다. 오늘 수업은 사실 수업 내용이 흥미롭지는 않았고 중간에 교수님이 던진 한 마디가 인상적이었다.
"듣기만 하고 돌아보지 않으면 아는 것 같은데 아는 게 없는 상태가 되는 거죠. 그래서 수업을 듣는 자체로는 진짜 앎의 과정이 아닌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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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둘째 날,














우린 대체로 여름밤에 흥겹지. 그러자 Y언니가 그렇다면 우린 사계절이 여름인 걸로 하자,고 했다. 버번, 럼, 브랜디를 차례로 마셨고 다 달다구리한 것들이라 입이 즐거웠다. 메뉴판에 각 술들의 향미가 디테일하게 적혀 있어서 그 부분들에 집중하면서 마셔보고 얘기를 나눴는데 사장님께서 아주 흡족해해주셨다. 가게 이름의 일부인 바지선이 영어라는 것에 한 번 놀랐고, 빠지,가 여기서 유래된 말이라는 것에 두 번 놀랐다. 우리는 이곳이 정말 마음에 들었고 사장님께 할로윈 때 각자 해적 코스프레를 하고 오겠다고 하자 사장님은 본인의 위시 리스트 중 하나라고 하셔서 우리는 진심으로 그 위시 리스트를 클리어하는 데에 합류하고 싶어졌다.
저녁을 먹으면서 카페에 갈까 바에 갈까 하다가, 다들 도와준 세븐틴 선예매 티켓팅에 성공하면 바에 가자! 고 해서 가게 된 거였다. 정말 신이 나서 갔는데 돌아가는 지하철 안에서 좌석을 확인하니 4층이었다. 아니 고척 4층이라면 하느님석으로 악명 높은,... 아니 그리고 선예매인데, ... 그런데 사실 Y언니의 폰이 터지지 않았다면 이마저도 못 잡았을 거다. 지난 팬라이브 때 현장에서 야근하다가 앞줄 잡아서 이번에 사실 좀 만만하게 본 감이 없지 않지. 진짜 후회 백 번 했다. 티켓팅은 반드시 콤퓨타로다가,... 흑흑. 일예 때 어떻게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은 오늘 잡은 거 취소했다.


그리고 오늘의 일희일비. 내 손으로 한 티켓팅은 망했지만 참석 가능성부터 좌석까지 운에 맡길 수밖에 없었던 두밧두 콘은 플로어에 당첨이 됐다. 지난 팬라이브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정말 두밧두 덕질 하라는 계시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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