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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원

KNACKHEE 2016. 5. 30. 23:10

 

 

 

 

 

 

오래된 와이잭으로 음악과 처음과 분위기를 공유했다. 보람이는 건강할 뿐 아니라 강한 사람이었다. 강하면서도 비좁지 않고 따뜻했다. 원래 자신의 인생 목표가 행복한 것이었는데 한때 너무 행복해서 이미 인생의 목표를 성취해버렸단 생각에 공허해진 적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녀는 너와 내가 함께 행복한 것으로 목표를 수정했다. 자신의 좋은 에너지를 타인에게 흘려보내 함께 행복하고 싶다고 했다. 그렇다면 너는 내게 있어서는 이미 그 목표도 이뤘다고 말해줬다. 진심이다. 보람이가 대만에서 돌아온 이후로는 보람이에게 밝은 기운을 전해받지 않았던 적이 없다.

 

 

 

망원시장에서 내가 먹을 수 있는 닭강정, 김밥 등을 간식거리로 사고, 가는 길에 있는 편의점에서 한 장에 네 개를 내어 주는 수입 맥주를 사서는 한강에 갔다. 보람이의 배려로 초록 빨강 버니니를 모두 내가 마시고 덴마크와 벨기에에서 온 맥주를 보람이가 접수했다. 한강에서 맥주 마시기를 이렇게 하게 될 줄이야.

 

 

한 번도 타본 적이 없는 오리배를 보며 박민규 아저씨의 아, 하세요 펠리컨을 떠올렸다. 열심히 오리배의 페발을 돌리던 사람들이 결국 어디로 갔는지 생각해내고 싶었지만 우주인가 지구 반대편인가 분분하다 말았다. 

 

 

 

 

우린 의좋은 형제처럼 카페에서 서로 자리를 비웠을 때 나는 보람이에게 줄 쿠키를, 보람이는 내게 줄 마카롱을 샀다. 조심해야지 했는데도 결국 마카롱은 산산조각이 났고, 하필 부서진 곰의 표정이 애처로운 모양새라 슬프면서도 웃겼다.

 

 

날이 너무 더워지기 전에 다시 와서 자전거를 타고 치킨을 먹고 옥상 카페에서 저녁을 보내기로 했다. 망원동의 첫 방문이 무척 좋아서 다음 방문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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