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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람회

KNACKHEE 2016. 6. 5. 20:43

 

난생처음 유학박람회에 갔다. 유럽 연합 교육 박람회라고 명명된 행사였고, 유럽 각국의 대학이 부스를 열어 상담을 해주고 있었다. 일전에 영국 유학 검색하면서 알게 된 블로거처럼, 내가 가고자 하는 학교가 있고 서류나 영어 점수 등의 준비를 거의 마친 상태에서 최종점검 식으로 참여했으면 알찼을 것 같다. 그냥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어서 동태만 살피러 갔는데 원하는 정보는 대학 홈페이지에 더 많은 느낌. 원체 사람도 많았고, 유독 내가 우선순위에 뒀던 독일 부스가 인기가 많아서 이래저래 어려웠다. 학비가 없다는 걸 노리고 독일에 관심을 뒀는데, 학비는 없지만 생활비는 못해도 한 달에 80이 든다고 했다. 녹록지 않구나. 사실 한국에 살면서도 그만큼을 쓰는데, 벌이 없이 타지에서 그만큼을 쓴다고 생각하니 헉, 하게 되는 것 같다.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영업을 하던 이탈리아 아저씨가 있는 부스에 가서 마스터 1, 2 과정의 차이를 물어보고 싶었다. 동행한 소연찡이 영어영문학과 출신이라 나 대신 이것 저것을 물어주었다. 소연찡 아니었으면 아저씨랑 눈인사만 하고 나왔을 뻔 했다.

자료를 잔뜩 챙겨 들고 나온 우리는 헤어지기가 아쉬워 을지로에서 신촌 기차역으로 이동해 여성인권영화제 행사 부스를 둘러봤다. 원래 이런 건지 막바지라 이런 건지 부스도 몇 개 없고 무얼 봐야 하는 지도 모르겠어서 가쓰오부시가 춤추는 볶음우동이랑 오니기리를 먹으러 갔다. 나는 오늘의 첫끼를 좋아하는 것으로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감격스러웠다.

식사 후엔 천천히 신촌역 쪽으로 걸어 갔는데 거기선 유니브 엑스포를 하고 있었다. 부스의 날인가. 나눠준 자몽에이드 캔을 들고 좋아하며 부스를 돌아보고, 그럼 이제 갈까? 했는데 날이 밝으니 저녁 시간임에도 헤어지기가 또 아쉬웠다. 좀 더 걸을까? 하는 소연찡의 말에 신촌에서 홍대까지 걸었다. 해가 뜨거웠다. 홍대에선 한 걸음 걸으면 마주치는 타인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나는 좀 조용한 합정까지 걸을까? 했다. 소연찡이 이에 응해줬다. 그리고는 빙수가 먹고 싶다고 했다. 프랜차이즈 카페가 아니고서는 아직 빙수를 개시한 곳이 많이 없었다. 결국 합정역까지 걸어가 할리스에서 민트빙수를 먹었다. 소취★ 녹은 민트 아이스크림이 가미된 빙수였다. 반 값만 받으면 딱 좋겠다. 그날의 기억 때문인지 몰라도 빙수는 4학년 때 이 센세랑 학교 앞 투썸에서 먹은 밀크티 빙수가 가장 좋았다. 얼마를 주고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때는.

여하튼, 영어 실력과 돈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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