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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글쓰기의 부끄러움

KNACKHEE 2018. 8. 10. 22:01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책이 아닌 영화를 위해 쓰인 이야기는 전자의 것과 무엇이 다를까. 그 이야기가 영화이기 때문에 특별한 것은 무엇일까? 쓰려고 하는 것에 최적화된 매체에 대해, 왜 그 매체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영화의 문법은 장면과 장면, 장면과 음악 등 대사가 아닌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했다. 나는 이러한 것들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언제나 서사나 캐릭터 분석에만 집중했다. 그래서 지금껏 써온 글들이 부끄러워졌다. 나는 나의 글쓰기가 부끄럽다.

요즘 범람하는 에세이 속에서 깨닫는 것 중 하나는 나는 정말이지 나의 이야기를 잘 하지 못한다는 거다. 나는 나의 겉만 핥고 있었다. 수업에선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나'에 가까운 글을 써야 한다고 했다. 그러려면 글을 쓰는 내내 내가 어떤 생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잊지 말아야 하고. 남의 글을 참고해서 글을 쓰기 시작하면 글이 늘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래서 일이년 사이의 내 글은 정체되거나 퇴보했다.

바로잡고 나아가려고 돈과 시간을 내서 이런 류의 강의를 듣는 거지만 정말이지 부끄러웠다. 정확한 생각을 올바른 문장으로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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