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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지난 가을의 끝자락에 교수님을 만나고 온 이후부터인 것 같다. 안에서 팽팽하게 부풀고 당겨지던 무언가가 탁, 하고 맥이 풀리며 마음이 좀 편안해진 게. 포기를 포기당했는데도 그랬다. 이미 잘하는 것들이 있다는 맥락으로 얘기를 해주시고 못하는 거 애써서 메우기보다는 잘하는 걸 더 잘해보다는 식으로 말씀해주셔서 그랬던 것 같다. 나 잘하는 거 있고, 그것만 좀 더 열심히 파도 된다고 또 내 멋대로 해석해서. 지금 못하는 거 메우려고 하는 것들이 좀 안 돼도 괜찮다고 하는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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