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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LOG

부고

KNACKHEE 2016. 2. 5. 23:58

 

잘 모르는 선배의 부고를 들었다. 이제 겨우 스물아홉인데. 그녀의 부모님은, 남편은, 어린 딸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런 말이 어떻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말이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모든 언어가 혀끝에서 증발됐다. 삶이 이런 걸 마주할 때마다, 매일매일 잘 살아내는 게,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깨닫는다. 진심으로. 오늘 잠자리에 들기 전엔 가족들의 마음의 위로를 구하는 기도를 드려야지. 죽음 앞에선 내가 마주하고 살아내야 할 삶의 방향이 너무도 명확해진다. 문제는 이러한 것이 한 순간의 상황과 감정에 휩쓸리기만 하고 정작 삶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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